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이 뛰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심했던 2007년 이래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쳐 시중자금이 재건축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우려의 시선이 많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일부 아파트의 호가는 최근 2주 사이 1억원가량 상승했다. 압구정 신현대12차 전용면적 85㎡의 경우 지난 4월 14억6500만원에 거래되다가 지난달에는 16억원까지 올랐다. 개포주공1단지 42.55㎡는 같은 기간 8억3000만원에서 9억원을 넘어섰다. 한달 사이 아파트값이 1억원 안팎으로 뛴 것이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는 것은 재건축조합의 분양가 인상 경쟁에 저금리정책이 더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갈 곳 잃은 자금들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재건축아파트값을 올리고 거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자아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으면 99㎡의 아파트값이 12억원을 초과해 여유자금이 있는 중산층이라도 엄두내지 못할 가격"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재건축시장의 성공으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되자 부산과 대구의 투자자들도 강남에 뛰어들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권 전매가 불법인데도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으로 인해 지방에서 돈이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시중자금을 끌어당기기 위해 거품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보면 단기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적지 않다"며 "재건축조합이나 건설사들이 이런 점을 노리고 10억원 넘는 아파트 계약금을 수천만원 정액제로 해 분양권 장사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물산의 래미안 루체하임은 모든 크기의 아파트 계약금을 3000만원으로 정했다. 여기에 청약제도 완화로 서울과 수도권 1순위 자격이 통장 개설 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돼 '묻지마 투자'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한 재건축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도 경제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어느 시점에 이르러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