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발 호재 미미
평택 개발의 큰 축은 고덕산업단지에 들어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은 총 부지 면적이 축구장 약 400개 크기인 289만㎡로 현재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인 기흥·화성 단지를 합한 면적과 맞먹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 부지에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1기를 건설하고 내년까지 1단계로 총 1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설 고덕산업단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총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의 고용창출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평택은 이 같은 삼성발 개발 호재에 기대감이 증폭됐다.
평택의 이 같은 기대감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이어진 미분양 속출 사태에서 기인한다. 평택에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쌍용자동차, 포승산업단지 등 자족기반 부동산시장 상승으로 연평균 3336세대가 공급됐다. 하지만 쌍용자동차 위기로 소사벌지구 11개 업체가 토지를 매각했다. 이에 재고물량이 쌓이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는 등 2013년까지 6500세대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삼성전자의 고덕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로 크게 반등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지 아파트 시세는 잠잠하다.
KB국민은행 부동산가격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고덕면 일대 아파트 평균 시세는 3.3㎡당 603.9만원. 이는 지난해 4분기와 1분기 613.8만원보다 오히려 떨어진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평택시 평균은 696.3만원으로 최근 1년간 분기별 3.25만원이 상승했다.
◆전문가 “대규모 인구유입 요소 명확… 2년 내 부담 해소”
평택과 송탄 일대에 처음 들어서는 고덕국제신도시는 인접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배후수요 등 기대감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큰 지역이다. 규모는 총부지 1342만1644㎡에 5만4499세대 13만4680명 수용이 예상되며 2020년 12월 사업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곳은 과거 논·밭 농사를 짓던 땅이지만 대규모 국제신도시 건설로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이로써 부각되는 지역이 서울 수서발 SRT 역세권이다. 수서발 SRT가 개통되면 수서에서 평택까지 20분대 진입이 가능해져 부동산 업계도 주목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고덕국제신도시 경계선과 수서발 SRT가 들어서는 지제역까지는 직선거리로도 약 3㎞나 떨어졌다. 신도시 중심부로 이동하려면 거리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역세권은 역사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다. 도보로는 10분 남짓이다. 반면 고덕국제신도시를 역세권으로 칭하기에는 차로 이동해도 20분가량 소요되는 거리다.
최근 인기를 끈 평택 소사벌지구와 지제역까지 거리도 직선거리로만 약 4㎞ 떨어졌음에도 일부 건설사가 ‘초역세권’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하며 분양에 열을 올린다.
투기 수요를 비롯한 공급과잉 우려도 높다. 평택 일대는 2013년부터 신규분양과 입주 물량이 대폭 늘어 공급과잉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평택시가 올 1월 평택지원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 일대에 들어서는 신규물량에 대한 전국 청약을 허가하면서 외부 투기수요가 몰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평택은 1~2년 정도는 공급부담을 비롯한 여러 조정양상을 안고 가야할 시장”이라며 “하지만 미군기지 이전, 삼성전자 반도체단지 완공 등 대규모 인구유입 요소가 명확하고 2013년 수도권 경기가 바닥을 찍을 때 평택은 유일하게 호황을 누릴 만큼 경제기반도 탄탄해 장기적 관점에서 이 같은 우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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