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900만원, 연 5.77% 무보증대출'
직장인 A씨는 최근 KB국민은행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우편물을 받았다. 대상자는 신청만 하면 별도의 서류제출 없이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연 5%대부터 시작한다. 3개월 변동금리로 일정조건을 충족하면 연 1.1%포인트(영업점 신청시 0.9%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최고 대출한도는 일반고객 4000만원, 주택담보대출 고객 6000만원까지다. 우량고객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KB무보증약속드림론'이다.
은행권이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거래 이용건수가 높거나 직장 혹은 소득수준이 높은 고객이 주요 대상자다.
우량고객 마케팅은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윈윈이다. 은행은 연체확률이 낮은 우량고객을 끌어들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은 한도와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환영한다. 다만 KB무보증약속드림론의 경우 대출신청은 간편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아쉬움을 남긴다.
실질적인 우량고객 대상이라면 시중은행에서 연 3~4%대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자 혹은 소득이 없는 주부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우량기업 다니고 금리혜택도 받고
KB국민은행이 고객관리에 포커스를 뒀다면 다른 은행은 우량기업에 다니는 직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우량기업 임직원에게 무보증 대출 등 혜택을 주는 프라임파워론(PPL) 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등 우리은행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기업의 임직원이 대상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평균 연 1~2%포인트 낮고 대출한도도 상대적으로 높다"며 "재직확인만 되면 쉽고 간편하게 대출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신한은행도 공무원과 정부투자기관, 교사 및 교수 등 당행이 선정한 우량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고 1억5000만원 한도의 무보증 대출을 실시하는 '엘리트론'을 선보였다. 일시상환방식이나 원금분할상환방식으로 신청하면 1억5000만원, 신규입사 직원은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한다. 금리는 우대금리 포함 최저 연 4.53%(4월28일 기준)까지 가능하다. 우대금리는 최대 1%포인트를 지원하는데 공과금 이체, 급여이체 지정, 예·적금·청약저축 일정잔액 유지 등 혜택조건은 다소 까다롭다.
◆우수고객 제도 만들거나 특판 마케팅 펼치거나
KEB하나은행은 전략적으로 우량고객을 모집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판형식으로 공무원 최종합격자나 기업 입사합격자, 전문자격증 취득자에게 무보증 신용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사회초년생의 기본생활 안정과 기반 마련을 위해 공무원 합격자, 일반기업 신입사원, 은행 지정기업 최종합격자, 전문직(의사, 변호사, 기술사, 도선사, 변리사 등) 합격자에게 입사예정 회사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을 지원한다.
공무원은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행복투게더프리미엄주거래우대론'을, 일반기업 신입사원은 직장인 주거래 우대론', 전문직 합격자는 '닥터클럽대출' 또는 '하나프로페셔널론' 등의 상품으로 최대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행복투게더프리미엄 주거래우대론은 20일 대출한도 701억원, 대출잔액 347억원을 팔았다. 대출건수는 3639건이다.
NH농협은행은 우수고객 우대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우수고객 등급은 프레스티지, 아너스, 스페셜 3가지로 나눴는데 프레스티지는 거래금액 10억원 이상, 아너스는 5억원 이상, 스페셜은 1억원 이상 고객이다. 단순히 거래금액만 높다고 해서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신과 여신, 공제(보험), 방카슈랑스, 급여이체, 신용카드 발급 등 은행 거래실적이 높아야 한다. 거래실적에 따라 점수를 주는 데 탑클레스는 1만점, 골드 4000점, 로얄 2000점, 그린 1000점이상, 블루 800점 이상 충족돼야 한다.
우수고객으로 등급에 따라 최대 6000만원까지 무보증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개인신용등급과 은행 거래등급별로 금리혜택은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큰만족실세예금'을 비롯해 2~3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기본금리 외에 0.2~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창구송금수수료, 전자금융수수료는 최대 50% 감면 혹은 전액 면제된다. 아울러 대여금고보증금이나 보관어음 수탁 등도 면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우수고객 대상 마케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이 다양하기 때문에 고객이 많이 몰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