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 CCTV 영상 보니 몇초만에 '불길'… 퇴직자 부부들 안타까운 참변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 화재. 어제(13일) 밤 경부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에 화재가 나는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숨졌다. /사진=뉴시스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로 10명이 숨졌다. 어제(13일) 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관광버스에 화재가 나는 사고로 10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경부고속도로 사고는 오후 10시11분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하행선 언양JC에서 경주IC 방향 약 1km 지점에서 운행중이던 40인승 관광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이 관광버스는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 퇴직자 부부들이 해외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탑승한 버스였다.

이 사고로 승객 19명 가운데 10명이 숨지고 7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사고를 목격해 구조활동을 돕던 운전자 1명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운전자 A씨와 승객 2명은 화재 직후 대피했다. 사고 신고를 받고 경부고속도로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5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으나 버스는 뼈대만 남고 모두 탔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승객들이 한화케미칼 퇴직자 부부모임 회원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여행을 다녀온 뒤 귀국해 대구공항에서 울산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A씨는 경찰에 "운행 도중 갑자기 오른쪽 앞바퀴가 터져 도로변 가드레일을 충돌했고, 가드레일을 긁으면서 200m 가량 밀려가다 불이 붙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버스 출입문이 충돌 후 가드레일에 막혀 인명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숨진 이들 가운데는 불길이 빠르게 번져 안전벨트조차 풀지 못했으며, 부상자들은 비상용 망치 등으로 창문을 깨고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공개한 고속도로 CCTV 영상을 보면 비상등을 켠 채 갑자기 속도를 줄인 버스가 차로변경 후 방호벽을 들이받은 뒤 불과 몇초도 지나지 않아 불길에 휩싸인다.

경찰은 현재 운전자 A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