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건 정리. 박근혜 하야. 김종훈 무소속 국회의원(왼쪽 등 보이는 이)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내려오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나와라 최순실' 등이 적힌 항의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자료사진=임한별 기자

최순실 사건이 정리가 필요할 정도로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논란을 시작으로 실명이 거론되기 시작한 최순실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문 개입 등을 일부 시인하며 대국민사과까지 하는 사태로 발전해 현재 여론에선 대통령 하야까지 요구하는 상황이 됐다.
◆아버지 최태민과 박 대통령 인연
최순실 사건 발단은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4년 사망한 최태민 목사는 의문에 쌓여있는 이력들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로편지를 보내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민 목사는 불교 승려로 지내다가 천주교 세례를 받는 등 종교인 활동을 하면서도 혼란스러운 행적들을 많이 남겼다. '태민'이란 이름 역시 가명이며, 부인 6명으로부터 3남6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계 역시 최태민 목사의 목사 지위를 부정하는 등 경력에 의문점이 적지 않다.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씨 역시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박 대통령과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9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논란
지난 9월 일간지 한겨레는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인사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또 재단 설립 과정에서 유력기업체들의 모금이 단시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가 진행되는 등 논란이 커졌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최순실씨가 1979년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가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을 발굴해 보도하기도 했다.

◆딸 정유라씨 특혜 의혹
재단 설립 논란에 이어 10월 들어 최순실씨와 관련된 비리의혹이 연이어 보도됐다. 딸 정유라씨의 승마 국가대표 특혜 의혹, 이화여대 입학·수학 과정 특혜 의혹, 최순실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차은택씨 문화체육관광부 사업 전횡 의혹 등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최순실씨를 중심으로 한 청와대 실세 의혹의 구체적 정황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JTBC 연설문 개입 의혹 보도
지난 24일에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 수정했다는 의혹마저 보도됐다.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PC를 입수해 이같은 의혹을 보도한 JTBC는, 연설문 이외에도 최순실씨가 국정전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연이어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결국 지난 25일 일부 의혹을 시인하며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


◆최순실, 세계일보 인터뷰서 의혹 부인
어제(27일) 공개된 세계일보 단독인터뷰에서 최순실씨는 해당 의혹들을 대부분 부인했다. 연설문의 표현 등에 일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의혹들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최씨 인터뷰의 요지였다.

◆2년 전에는 전남편 정윤회도 검찰 수사
전남편 정윤회씨 역시 2년전인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공개되면서 비선실세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관천 경정은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정윤회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별다른 혐의점 없이 종결되면서 사건이 흐지부지되는 듯 했으나, 2년만에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이 전면적으로 제기되면서 당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여론 악화, 탄핵·하야 요구
박 대통령의 사과 이후 민주당 등 여당은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의혹 관련자 총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정의당은 박 대통령의 탄핵·하야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여론도 악화돼 이미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 등이 열렸으며 이번 주말(29~30일) 주요도시에서 집회가 예고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