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박정희 동상. 인명진 경실련 공동대표. /자료사진=뉴시스
광화문 박정희 동상 건립안에 대해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냈던 경실련 공동대표 인명진 목사가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게이트로 시국선언에도 동참한 인명진 목사는 오늘(3일) 라디오인터뷰를 통해 광화문 박정희 동상 건립안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가진 인명진 목사는 어제(2일) 박 전 대통령 탄생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서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인 목사는 “제정신이 있느지 모르겠다…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과도 같은, 지금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이 다 분노를 하고 있는데”라며 동상 건립 계획을 개탄했다.
인 목사는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이 끌어내려진 일을 언급하며 “박정희 대통령 생각하면 가슴이 아직도 쓰리고 아파하는 그런 국민들도 있는데 다 생각을 해서 해야 되는 일이지, 하더라도 역사적인 평가가 된 다음에 (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인 목사는 최순실씨 국정개입, 각종 비리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인 목사는 “모든 사람들이 나라를 걱정하고 있지 않나. 어제 모였던 원로들을 보면 진보, 보수 말할 것도 없고. 또 지금 보면 학생들까지 젊은이들이 다 지금 촛불을 들고 나오는 이런 상황에서 시국선언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이걸 비상사태라고 얘기 안 할 수 있겠느냐”며 현 상황이 비상사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 목사는 2007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인 목사는 당시 검증청문회에서 박근혜 후보 쪽 검증 역할을 맡았던 일을 회고했다. 인 목사는 “지금 기억하는 대로 최태민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가 됐다. 어떤 건 굉장히 객관성 있는 의혹도 있었고”라며 최순실씨 부친인 최태민씨에 대해 언급했다. 인 목사는 당시 박근혜 후보가 해당 문제에 대해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며 당시 자신이 “이 문제가 평생의 짐이 될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을 떠올리기도 했다.
인 목사는 박 대통령이 어제 총리 교체 등 개각을 단행한 데 대해서도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아니면 아직도 자기 자신이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 목사는 이번 사태가 과거 대통령 측근 비리와 달리 “박 대통령 자신이 최순실 게이트의 당사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 목사는 “대통령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될 일이다. 실질적으로 박 대통령이 국정을 통치할 만한, 국정을 이끌어갈 만한 신뢰와 지지를 잃었다”고 진단하며, 사실상 하야, 2선후퇴와 같은 대책이 필요한 상황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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