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전 총리. /자료사진=뉴스1
박근혜 정부 첫 총리를 지낸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박 대통령에 대해 '하야' '탄핵' 목소리가 쏟아지는 것과 관련 "이것이 우리가 그렇게도 금기시하는 마녀사냥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오늘(17일) 개인 입장문을 내고 "지금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고 진실규명 작업이 한창인데도 실체와 증거보다는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진상이 드러나기도 전에 보도를 통해 모든 내용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느낌이라 참으로 안타깝디"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고 하야와 탄핵이라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출범 4년차에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 국민들도 좌절을 느끼셨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낸 제가 갖는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최순실이 저지른 불법, 위법 행위에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진실 규명도 되기 전에 대통령에게 무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와 주장 또한 결코 법 앞에 평등이 아니다. 그것은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제가 2년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회의나 면담 등 기회에 대통령을 숱하게 많이 만났고 많은 대화를 나눠봤다"며 "대통령이 오랫동안 공부를 많이 해서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대통령이 너무 많이 알면 국정이 일방적으로 경직되기 쉽다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외부의 조력이 없이는 판단도 제대로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일부의 주장은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문을 낸 이유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 자숙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에 그동안 침묵했지만 모두들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비판이 난무하고 진실을 추구하려는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며 "이제 감히 국민 여러분께 나서서 저의 생각을 밝히는 게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침묵하는 게 오히려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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