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최근 ING생명은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 계획을 통보했다. 상장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면 내년 2분기 중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NG생명은 상장 추진에 앞서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군을 대상으로 경매호가식 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했지만 유력인수후보자로 거론됐던 중국계 태평생명, 푸싱그룹,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 등이 높은 매각가에 대한 부담으로 선뜻 인수를 결정하지 못했다.


ING생명 한국거래소 상장 추진. /사진제공=ING생명

ING생명 지분을 100% 보유한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2013년 말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인수했다. 재무적투자자(FI)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까지 감안하면 ING생명을 최소 2조원 이상 받고 팔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매각가는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로 시장예상가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MBK가 ING생명 매각작업이 장기화되자 IPO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분석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NG생명이 상장하면 MBK는 원하는 매각가 3조5000억원을 떨어뜨리지 않고도 인수주체의 부담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시점에 생명보험주 자체가 위축돼 다른 상장보험사와 달리 공모가를 제대로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시각에 MBK 관계자는 “ING생명의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상장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ING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MBK에 인수된 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3년 말 24조원이었던 ING생명 총자산은 2014년 26조원, 지난해 30조원으로 늘어났다. 올 9월 기준으로는 31조8000억원으로 생보업계 5위를 차지했다.

ING생명의 수입보험료는 2013년 말 2조9683억원(2013년 1~3월 제외)에서 2014년 말 3조8053억원, 지난해 말 4조4995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시중은행에서 ING생명 상품을 대거 판매하면서 방카슈랑스채널 증가세가 도드라졌다. 2013년 287억원(2013년 1월~3월 제외)이었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2014년 1067억원, 지난해 4846억원으로 급증했다.

ING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아 매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2014년 이후 방카채널뿐 아니라 보험대리점(GA), 전속설계사 등으로 판매채널을 다각화했다”며 “상품판매 포트폴리오가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구성돼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적은 편”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올해를 넘기면 ING생명 가치는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팔았던 많은 저축보험의 만기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가 매각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