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녹음파일.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자료사진=뉴시스

정호성 녹음파일 일부가 공개됐다. 어제(3일) 저녁 방송된 JTBC 뉴스룸은 앞서 검찰이 수사 도중 “공개하면 촛불이 횃불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던 정호성 녹음파일 일부를 확인해 단독보도했다.
정호성 녹음파일은 구속된 정호선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순실씨 등과 통화한 내용이 담겨 있어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위한 핵심 단서로 알려져 왔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정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폰에서 28분 정도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들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이날 이 ‘정호성 녹음파일’ 일부를 확인해 보도했다. 손석희 앵커는 보도 전달에 앞서 "철학과 소신으로 국정을 수행했다던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어떻게 의존했고 일을 맡겼는지 그 대답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호성 녹음파일을 확인한 결과,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담화에 최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검사가 국정감사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일주일 뒤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최씨가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정 전 국무총리는 2013년 10월 28일 담화에서 "대통령께서는 처음부터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발언한다.


보도는 담화보다 하루 앞선 27일 정 전 비서관과 최씨 사이의 통화 내용을 보면, 최씨가 정 전 총리의 담화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JTBC가 재구성한 통화내용을 보면,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1안과 2안, 오전 10시가 있고, 오후 2시가 있다"고 말하며, 최씨가 "오전에 하기로 했다"고 답한다. 보도는 정 전 비서관이 오전 담화에 난색을 표했음에도 최씨 말대로 다음날 오전 10시 담화가 이뤄졌다며, 최씨가 담화문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보도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과 박 대통령 사이 통화에선 최씨가 담화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도 관여한 정황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담화문 자료를) 빨리 정리하라"고 하자, 정 전 비서관은 "선생님(최순실)하고 상의를 했는데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따로 정리를 했다"고 답한다. JTBC는 이 대화 내용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 담화문 내용을 먼저 상의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보도에는 이밖에도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후 대국민담화를 하게 된 데도 최씨의 개입이 있었던 정황 등 정호성 녹음파일을 토대로 한 여러 의혹을 보도했다. JTBC에 따르면 대화 내용에는 대통령 일정부터 야당 반응에 대한 관리까지 최씨가 전방위적으로 국정에 개입한 의혹이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