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유명한 대사 ‘하쿠나 마타타’. ‘걱정마, 다 잘 될 거야’라는 뜻의 유쾌한 주문이다. 역경에 빠진 어린 사자 ‘심바’는 이 말을 들으며 청년 사자로 훌쩍 성장한다. 생명보험업계가 힘든 시기를 겪는 가운데 김범수 ING생명 상무가 FC(재무설계사)조직을 키운 힘은 긍정에너지 가득한 ‘하쿠나 마타타’ 방식에 있다.

김범수 상무(39)는 ING생명과 성장의 궤를 함께한 인물이다. 2005년 ING생명에 입사해 채널관리부, 변화추진부(현 경영조정부)를 거쳐 2015년 10월부터 FC영업전략 부문 상무를 맡았다. 어느덧 12년차다.


그가 ING생명에서 이룬 성과는 신입 FC 교육프로그램 ‘심바’와 고객관리 프로그램 ‘아이탐’(iTOM)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구성원 중 한명이다. FC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그는 대화 중 FC조직을 ‘영업가족’이라고 수차례 표현했다. ‘가족’이라는 말이 입에 붙을 만큼 몸을 낮춰 치열하게 조직을 이끌었다. 지난 4일 ING생명 본사에서 김 상무를 만나 대면채널 강화를 위해 펴온 전략을 들어봤다.


김범수 ING생명 FC영업전략부문 총괄 상무. /사진제공=ING생명

◆‘심바’ 사자왕 만들기


ING생명은 여타 생명보험사와 사뭇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ING생명의 중추 영업조직인 FC의 평균 연령은 37세. 업계 평균보다 10세가량 젊은 편이다. ING생명 FC조직은 남성 설계사 비중이 72%, 여성 설계사는 28%가량으로 여성 설계사 위주의 타 보험사 대면채널과도 차별화를 뒀다.
특히 최근 전속설계사조직 슬림화에 열중하는 다른 보험사와 달리 ING생명은 전속설계사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김 상무는 “단순히 영업조직을 늘리는 게 아니라 순증한다는 데 의미를 뒀다”며 “13회차 계약유지율이 83.3%로 대면채널의 업무효율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4년까지만 해도 약 1만5000명이었던 이탈 고객은 2015년부터 절반으로 줄었고 6년 만에 전체 고객수가 순증 추세로 돌아섰다. 김 상무는 이를 위해 ING생명이 젊은 설계사 중심의 FC조직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오랜 기간 회사에서 본질에 초점을 두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FC조직을 전문적으로 키워냈어요. 젊은 조직을 내세워 단순히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정확한 니즈에 맞춘 재무 설계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도록 독려한 거죠. 이를 위해 심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신입 FC는 180일 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받습니다.”


심바 프로그램은 신입설계사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설계사의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 신입 설계사는 심바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간 보험 및 상품 기초지식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심바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13개월차 신입FC는 금융, 세무, 부동산, 은퇴설계 등의 교육을 한번 더 받는다. 이후에도 필요한 교육을 다양하게 선택해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에 ING생명 설계사의 자격시험 합격률은 95.1%로 업계 최고 수준(주요 8개 생보사 2016년 합격률 77.2%)을 나타냈다.


◆‘아이탐’으로 고객·영업 통합 관리

김 상무는 2014년 변화추진부장 시절 심바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 2015년에는 고객관리 시스템인 ‘아이탐’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도 일조했다. 지난해 4월 본격 도입한 아이탐은 영업관리 통합시스템으로 설계사가 1년에 한번 이상 고객을 직접 찾아 계약한 상품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2015년 8월 유럽을 직접 방문했고 여기에 김 상무가 투입됐다. 유럽에서 선진기술을 전수받은 ING생명은 설계사의 고객관리와 활동관리 기법을 구축하는 데 성공해 아이탐 특허까지 출원했다.

“ING생명 대면채널의 대표적 차별화 요소를 꼽으라면 아이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객관리와 FC활동을 하나로 묶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통합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타 보험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갖췄어요. 민원감소와 유지율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고요.”


구조는 이렇다. 아이탐은 설계사에게 3회차, 13회차, 25회차 보험료 납입자 등 꼭 만나야 할 고객을 지정해 준다. 이에 따라 설계사는 아이탐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고객을 만난다. 고객은 자신이 가입한 상품의 보장 내용과 금액을 다시 한번 안내받을 수 있다.

“처음에 아이탐을 론칭할 때 영업가족 중 60~70%가 이 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영업가족 중 90% 이상이 아이탐을 사용해 놀라웠어요. 적극 참여해준 영업가족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죠.”


ING타워. /사진제공=ING생명

◆“영업효율화 기반 다지는 데 집중”
ING생명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던 2014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14년 이후 어떤 것이 가장 크게 달라졌냐는 질문에 그는 “의사결정이 빨라졌다”며 “의사결정 체계 합리화가 성과 효율화로 이어져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그는 “ING생명이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하는 데 영업가족의 힘이 컸다”고 밝혔다. 올해는 ‘온리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FC영업 효율화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넘버원’이 되지 못하더라도 유일무이한 ‘온리원’, 즉 ‘차별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솔선수범’을 리더십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어 최종적인 목표를 생각할 겨를이 없지만 직원들과 소통하며 최대한 직원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며 “훗날 직원들을 위해 일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