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스1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이달 20일로 가까워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기존의 공약들을 강화하는 발언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만큼 취임 이후 신속하게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미국 기업, 투자 늘리고 회사채 발행 축소 예상
여러 공약 중에서도 특히 감세정책의 경우 기존 공화당이 주장했던 내용과 유사점이 많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감세정책 관련 공약들은 구체성이 결여된 반면 공화당이 제시하는 감세정책 내용들은 상당히 구체적”이라며 “트럼프의 공약보다 오히려 급진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미국 의회의 상원과 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고 상당히 구체적인 사항들을 내세우기 때문에 공화당 정책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감세정책이 공화당의 주장과 유사하게 결정될 경우 미국 기업들의 투자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까지 미국 기업들은 고정투자에 대해 여러 연수 동안 감가상각함에 따라 투자에 대한 감세혜택을 몇년 후에나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규투자를 첫해 연도에 일괄 비용처리를 허용할 경우 투자금 전액을 해당 연도에 감세혜택 받는다.
다만 신규투자 감세혜택 적용을 선택할 경우 기존에 있던 이자비용에 대한 감세혜택은 받을 수 없다. 이자에 대한 감세가 축소됨에 따라 미국 기업의 대규모 차입, 채권발행 등은 과거보다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잉여자금 등을 신규투자에 활용할 경우 일시에 감세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욕구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1월 채권금리, 상승세 이어갈 전망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올해 글로벌 채권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정부가 대규모 재정정책을 예고하는 점도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대선 이후 뉴욕 증시 급등과 채권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는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 본격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주식과 원자재 등 위험자산 선호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채권의 투자수익률은 하락한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자금비용이 증가하고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성도 커져 당국의 고심도 깊어졌다.
지난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경우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장기금리는 0.47%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채권금리는 물론 우리나라 채권금리도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초 2.039% 수준이었던 국고채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2일 2.270%로 상승하면서 연고점을 터치했다.
이후 정부의 시장 개입 등의 효과로 채권금리는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새해 채권금리는 우상향의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은 지난해 말의 금리 안정세는 단기 급등 후 나타난 ‘숨고르기’ 정도로 분석했다. 30년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온 채권시장의 속성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글로벌 금리가 하락기를 끝내고 상승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국내 시장금리에 가해지는 상승 압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가상승과 자금유출 우려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대응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가운데 불안정한 국내 정세까지 합세하며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유출 위험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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