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박연차. 사진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임한별 기자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연차 리스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검찰에 제출한 명단이다.
한겨레는 오늘(18일) 복수 전·현직 검찰 관계자 말을 인용, "반 전 총장이 뭐라고 하든 박 전 회장이 돈을 건넨 인사를 정리해 지난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제출한 '박연차 리스트'에 반 전 총장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박연차 리스트'는 박 전 회장이 임의로 정리한 명단인데, 지금 특별검사로 있는 박영수 변호사가 당시 박 전 회장의 변호인으로서 직접 대검 중수부에 제출했다"며 "이와 별도로 박 전 회장의 비서가 회장의 동선, 일정, 지시 사항 등을 정리해놓은 다이어리에도 2005년 무렵 반 전 총장의 이름이 2번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은 애초 중수부 수사 선상에 있지 않았다. 그런데 박 변호사가 들고온 명단에 반 전 총장의 이름이 들어 있고, 2009년 당시에는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었으므로 고심하던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급서하는 바람에 결국 수사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직 검찰 관계자 중 일부는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에게 직접 이러한 사실을 들었다며 "이 전 부장에게 그 얘기를 들은 사람이 (자신들 말고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왜 내 이름이 등장했는지 모르겠다"며 "내 말이 진실에서 조금도 틀림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력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