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영장 기각 '불구속 기소' 가능성… "특검 연장 안되면 대안 없다"

특검 연장 우병우 기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 심사에 참석했던 특검팀 이용복 특검보가 심사가 끝난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특검이 불구속 기소를 하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오민석 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심사에서 구속영장 기각 판결을 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구속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를 맡은 오민석 판사는 오늘(22일) 오전 1시쯤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청구된 우 전 수석에 청구된 구속영장에 대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후 특검팀은 오전 회의에서 향후 우 전 수석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과 수위 등을 논의했다. 특검은 회의에서 오는 28일 활동이 종료되는 것을 감안하면 우 전 수석 구속영장 재청구가 어렵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기간이 연장 되지 않으면 불구속기소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수사 과정에서 명확한 혐의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는다면 구속영장 내용 등을 토대로 공소장이 작성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 등을 중심으로 보강 수사를 벌일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을 재소환할 수도 있다.

한편 각종 보도를 통해 이번 국정농단 사태 핵심인물로 지목돼온 우 전 수석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특검 활동 기간 연장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영장기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일제히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고 특검 연장을 촉구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대선 후보들도 우 전 수석 영장 기각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특검 연장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이 신청한 연장 요청에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은 현재까지 가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어, 야당은 황 대행의 승인이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특검 연장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