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 /사진=JTBC 제공

앵커브리핑에서 무리한 변론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대통령 변호인단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손석희 앵커는 어제(23일) 밤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김평우 변호사 등 최근 탄핵심판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킨 대통령 변호인단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을 다뤘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17세기 영국 스튜어트 왕조를 연 제임스 1세의 이야기로 앵커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는 "제임스 1세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첫 통합 군주였다. 그만큼 왕권의 위세는 대단했다"며 제임스 1세가 당시 가진 위상을 설명했다.

이어 손 앵커는 제임스 1세와 관련된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제임스 1세가 대법관에게 가발과 법복을 빌려 재판을 직접 해보려고 했으나, 대법관이 '왕이라도 법관은 될 수 없으며 자연적 이성만으로는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부한 것이다.


손 앵커는 "민주공화정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중세시대에 그는 이미 3권 분립을 얘기하고 있었던 셈"이라며 절대군주의 요구도 거부할 수 있었던 당시의 정치환경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법관의 권위. 그것은 독립되고 존중되어야 하며 누구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다는 오래된 세상의 규칙이기도 하다"며 거듭 사법·입법·행정의 분리, 그리고 3자의 상호존중을 의미하는 3권분립의 의미를 되새겼다.

손 앵커는 이어 최근 박근혜대통령 탄핵심판 재판정에서 벌어진 소동을 언급했다. 그는 "400년이 지난 민주공화국의 헌법재판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난데없이 태극기를 흔들어댔다가 구겨 넣기도 했고, 지병을 이유로 식사시간을 요구했다. 헌법재판관을 향해서는 막말을 퍼부어댔고, 그 재판관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말을 저잣거리에서도 쓰지 않을 표현으로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대통령 변호인단 서석구 변호사가 법정에서 태극기를 꺼냈다가 제지를 받고, 김평우 변호사가 재판관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막무가내식' 변론을 벌인 일을 언급한 것이다.


손 앵커는 "'탄핵절차에 임하는 대통령 측의 태도 자체가 탄핵감', 일각에선 이런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더구나 그들 모두는 그 까다롭다는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법조계에 오래 몸담았던 인물들"이라며 대통령 측의 터무니없는 대응을 에둘러 비판했다.

손 앵커는 앞서 언급한 17세기 영국 커크 대법관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헌법재판소의 심판정을 고성과 삿대질로 물들인 이들을, 헌법의 권위에 대한 자각으로 이끌어 줄 것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했다.

손 앵커는 "법률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우리는 자연적 이성만으로도 이해하고 믿고 있는 것.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답변으로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