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대통령 선거날인 9일 서울 독산1동 제5투표소에 유권자들이 줄을 서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일인 9일 전국 1만3964개 투표소에는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오전 10시쯤 서울시 금천구 독산1동 제5투표소(독산동 안천중학교)에도 편한 차림의 유권자들이 홀로 또는 가족들과 함께 속속 줄을 서기 시작했다. 아침 이른 시간에는 줄을 서지 않았지만 9시가 넘어가며 조금씩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곳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는 대부분 근처 아파트단지 주민들로 멀어야 2㎞ 안팎에 거주하고 있어 대부분 도보 혹은 자전거를 타고 투표장에 왔다. 씻지 않고 편한차림에 외투만 걸치고 나온 사람도 많았다. 투표소를 찾은 정모씨(64·여)는 “아침에 일어나 일기예보를 보는데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해서 씻지도 않고 발길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발걸음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걷기가 불편한 노인들은 마을버스를 타고 투표소 앞 정류장에 내렸다. 투표소 앞 화단에 걸쳐 앉아있던 박모(80·남)씨는 “줄서기가 부담스러워 앉아있다”며 “줄이 줄어들면 가서 투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 19대 대통령 선거날인 9일 서울 독산1동 제5투표소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보행기를 끌고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거동이 불편한 많은 노인들이 보행기나 가족에 의지해 투표소로 발길을 향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온 서모씨(73)는 “내 한표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락을 가를 수 있는 상황이라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뉴스를 보니 투표소가 2층이나 지하에 있어 고생하는 사람도 있던데 여기는 1층인데다 바퀴가 걸리는 턱도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계단을 올라가라는 것은 투표를 하지말라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율은 26.06%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본 투표일에는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날 투표소에는 가족끼리 함께 투표하기 위해 사전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직장 때문에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다른 곳에 살고있는 최모씨(33·여)는 “직장 근처에서 사전투표소 할까 고민도 했지만 투표날이 어버이날 다음날이라 가족들과 함께 투표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전날 가족들과 저녁식사하고 함께 투표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오 기준 전국 투표율은 24.4%로 사전투표를 합치면 50%에 육박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율이 80%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오후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투표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