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으로 ‘제2의 벤처붐’이 일어나 코스닥이 2000년에 누렸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코스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코스피에 다소 가려졌지만 코스닥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전진환 기자
◆문 대통령 코스닥 활성화 공약에 ‘기대감’
증시전문가들이 다시 코스닥시장에 주목한다. 문 대통령 당선과 정책 기대감으로 코스닥시장의 부흥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코스닥시장이 처음 개설된 1997년 이후 정권 초기마다 정책 수혜를 본 상황이 이번에도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에도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와 벤처육성정책으로 IT종목이 급등해 코스닥 강세가 이어진 바 있다. 코스닥은 2000년 3월10일 종가 기준 2834.4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벤처붐이 일어나면서 1990년대 말 620선에서 2830선까지 뛰어올랐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 초기에도 코스닥시장은 정책 수혜를 봤다. 이명박정부 초기에 추진한 4대강사업은 코스닥시장의 중소형건설사에 혜택을 몰아줬고 박근혜정부 초기에는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IT관련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문재인정부 역시 코스닥 역할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를 견인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는 상황이라 코스닥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물론 2000년 당시와 현재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정책지원이 가시화되면 코스닥에 상장된 IT업종을 중심으로 수혜가 확대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단에 보낸 메시지에서 “혁신 중소벤처기업이 투자자본을 원활하게 조달하려면 코스닥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투자자 보호 측면을 고려하면서도 창업 초기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유망한 혁신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해 투자재원의 길을 터줘야 한다”고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정책 공약집을 통해 벤처·창업지원을 전담하는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상승률이 나스닥 등 글로벌증시에 비해 크게 낮다”며 “하지만 벤처 활성화와 모험자본성장 등이 자리 잡으면 코스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늘리기와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은 모두 코스닥시장에 활기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라 업계 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외인 유입으로 활기… ‘제2의 영광’ 기대
새 정부 출범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닥 시가총액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코스닥시장에 볕이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 출범에 따른 중기활성화 정책 기대감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의 낙수효과가 맞물리면서 코스닥시장으로 외국인투자자가 모여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보유시총은 23조325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코스닥 보유시총이 지난달 17일 22조1437억원으로 사상 처음 22조원을 돌파한 이후 12거래일 만인 지난 8일 23조원도 넘어선 것이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컸던 연초만 해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수 규모를 줄이며 매수 강도가 약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지난달 이후 코스닥에서의 매수 강도를 높이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매수 강도를 3199억원으로 높였고 이달에는 지난 12일까지 24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코스피의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던 코스닥이 지난 9일 대통령 선거 이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 정책 등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추가 상승여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외국인투자자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책까지 뒷받침된다면 코스닥시장으로 외국인투자자를 더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드 완화·IT산업 성장 기대… 하반기 ‘굿’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코스닥시장에 활력이 생긴다. 전문가들도 같은 맥락에서 하반기 코스닥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중국 특사로 파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친서를 전달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섰다. 최근 연초보다 사드보복 조치 수위가 누그러진 점 역시 코스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또한 코스닥시장 내 정책 수혜주 찾기가 본격화되면 하반기 실적 장세와 함께 코스닥시장이 크게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4차산업을 주도할 IT를 필두로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한류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코스닥 상승세가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소벤처기업 활성화와 기술 개발 지원 확대 등은 중소형주 중에서도 IT 비중이 40%에 달하는 코스닥시장에 활기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상승해 기준선을 넘었고 여행·의류·내구재 등 세부업종 전반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추세”라며 “중소기업 육성이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만큼 코스닥·중소형주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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