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서울 영등포역 앞 중앙버스정류장에 한 대형마트의 쇼핑 카트가 처박혀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우리나라에는 ‘고객은 왕’ 이라는 말이 있다. 백화점·대형마트·식당 등 고객을 맞는 업종 종사자들은 언제나 이들에게 깎듯한 예의와 친절을 베푼다. 말 그대로 고객을 왕처럼 떠받들며 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만족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왕은 때때로 예의가 없다. 양심도 없다. 직원이 왕처럼 대해주니 자신이 진짜 조선시대 왕이라도 된 양 언행이 제멋대로다.
마트 안에 있어야 할 쇼핑카트가 버스정류장 구석에 처박혀 있다. 이렇게 양심을 버리고 간 사람은 왕이 될 자격이 없다. 쇼핑의 즐거움과 양심이 비례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양손 가득 품은 쇼핑의 즐거움처럼 마음 한구석에 양심을 일깨우는 일이 그들에겐 그렇게 힘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