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하토. 23일(현지시간) 제13호 태풍 하토가 강타한 홍콩에서 물이 빌딩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AP 제공)

23일(현지시간) 제13호 태풍 '하토'가 홍콩과 마카오를 강타해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랏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토는 이날 홍콩과 마카오 등 중국 남부 일대를 휩쓸면서 최고 시속 207㎞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했다.

홍콩은 최고 단계 경보인 '태풍 10'을 발령했다. 태풍 10이 발효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며 1997년 홍콩 반환 이래 3번째다. 거리에는 강풍에 휩쓸린 잔해가 행인들을 위협했다. 가로수는 뿌리째 뽑혔으며 가설물과 건설용 기중기가 붕괴됐다.

주민들은 상점과 집 창문에 테이프를 붙였지만 고층 건물의 유리는 대부분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됐다. 일부 지역에는 무릎 높이의 홍수가 발생했다. 증권거래소가 휴장했으며 최소 450개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정전 피해도 여러 번 보고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83세 남성이 사망했다. 이 남성은 해변가에서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에 빠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 정부는 태풍에 연관된 부상자 8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280여명이 현재 임시 대피처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을 휩쓴 하토는 이후 마카오를 습격했다. 마카오 거리에도 무릎 높이의 홍수가 발생했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주차된 승용차들은 침수됐으며, 행인들은 거의 헤엄을 치듯 이동하고 있다. 대규모 정전도 발생해 마카오의 유명 카지노들은 예비 발전기를 동원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카오 정부는 하토의 영향으로 30~65세 남성 3명이 사망했으며 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한 희생자는 강풍에 쓰러진 벽에 깔려 숨졌고, 다른 이는 4층 테라스에서 바람에 휩쓸려간 뒤 숨졌으며, 중국인 관광객인 나머지 희생자는 트럭에 치여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토는 홍콩 해안 인근 60㎞까지 접근한 뒤 정오쯤 중국 본토 남부 도시인 주하이에 상륙했다. 중국 정부는 22일부터 하토가 낳을 피해를 예상해 남부 주민 수천명에 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