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사진=서울시 제공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이 30일 시민에게 개방됐다. 서울시는 이날 돌담길 일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방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박 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시장 취임 후 이 덕수궁 돌담길을 어떻게든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개방되지 않은) 남은 길도 영국대사관, 문화재청과 협력해 완전히 돌담길 한 바퀴를 돌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연인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까지 돌담길이 끊어져 있어 그런 것"이라며 "이제는 연결됐으니 연인이 걸어도 절대로 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아내와도 같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은 대사관 후문에서 대사관 직원 숙소 앞까지 100m 구간이다. 대사관 직원 숙소 앞에서 대사관 정문까지 70m 구간은 아직 막혀 있다. 시는 이 구간도 개방될 수 있도록 대사관과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덕수궁 돌담길은 고종과 순종이 제례 의식을 할 때 주로 이용하던 길로, 덕수궁에서 선원전으로 들어가거나 러시아공사관, 경희궁으로 가기 위한 주요 길목이기도 했다. 돌담길 중 70m 구간은 대사관 소유였고, 나머지 100m 구간은 서울시 소유였다. 하지만 영국대사관이 1959년 점용 허가를 받아 철대문을 설치해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됐다.

서울시는 2014년 10월 단절된 공간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대사관에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11월에는 박 시장이 대사관을 직접 찾아 스콧 와이트먼 전 주한영국대사와 개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한편 시와 문화재청은 돌담길에서 덕수궁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매표소를 설치하는 문제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