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문원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이 석면 정보 공개와 전면 재조사 등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했다.

문원초교와 학부모들은 6일 전날에 이어 조합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은 것에 반발해 자녀들을 학교에 등교시키지 않았다.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은 문원초교 전체 1247명 가운데 923명이다.

앞서 학부모들은 지난달 초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의 석면 지도 등 석면 조사 보고서 공개와 시청, 조합, 학부모 등 3자 합동 샘플링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비대위는 조합이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은 상태로 지난달 31일부터 석면 해체 공사와 건축물 철거 공사를 강행하는 데 반발해 중앙고교, 노들유치원 등 인근 학부모들과 함께 지난 3~4일 과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요구 수용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지난 3일 학부모 1385명이 가입된 SNS에서 등교 거부와 관련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1014명이 참여해 926명이 등교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석면 자료와 재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것"이라며 "요구 조건이 수용 될 때까지 등교 거부를 이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전날 오전 10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조합과 학교운영위원회 간 중재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합은 문원초교가 회의가 진행 중인 오전 11시쯤 조합에 '74개 교실에 공기청정기 설치 협조' 공문을 발송한 데 대해 '더 이상 협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협의가 무산됐다.

조합 관계자는 "시의 중재를 통해 학부모들이 요구한 조건에 대해 모두 수용할 입장이었지만 학교 측의 공문으로 협의를 중단했다"며 "계획대로 공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신계용 시장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조합과 학부모들이 요구한 석면 조사 보고서 공개와 샘플링 재조사 시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석면 해체 공사 중단 등 공사 중지에 대해서는 위법 사항이 없어 행정조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 시장은 "현재 조합과 학부모들 간 회의를 열고 요구조건 수용 범위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며 "공사와 관련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은 기존 40개동(1620세대)를 철거하고 35층짜리 21개동(2129세대)를 건축하는 주택 사업으로 2020년 7월 입주를 목표로 지난달 31일부터 건축물 석면 해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