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번 버스. /자료사진=뉴시스

경찰이 240번 버스 기사가 아이만 혼자 내린 상태로 운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논란이 된 240번 버스의 CC(폐쇄회로)TV와 운전기사 진술 등을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우선 확인한 다음 정식 수사에 들어갈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운송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쯤 서울 간선 240번 버스는 중곡차고지 방면으로 향하다 건대역에서 정차했다. 건대역에 정차한 버스에서 3~4살 정도의 아이가 내렸지만 아이의 엄마 A씨는 많은 승객 탓에 미처 내리지 못한 채로 버스 뒷문이 닫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A씨는 "아이가 혼자 내렸다"며 버스를 세워달라고 했지만 기사는 요청을 무시하고 버스 운전을 계속했다. A씨는 다음 정류장인 건대입구역에 도착해서야 울면서 버스를 뛰쳐나갔다.


서울 시내버스를 관리하는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올라온 최초 신고 글 작성자는 "제가 그런 일을 겪으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 간다"며 "꼭 사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해당 노선을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CCTV를 제공받아 분석하는 등 조사에 나섰지만 자체 처벌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CCTV 확인 결과 해당 버스는 건대역에 16초 정차한 뒤 출발해 10m쯤 지나 2차로로 진입했고, 상황을 인지한 이후 20초쯤 넘어서는 다음 정류장에 도착해 실질적인 대응이 어려웠다는 해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CCTV를 보면 버스가 매우 혼잡했다. 차량이 출발한 후 10초가량 지난 뒤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자체만 가지고 버스기사를 처벌할 근거는 없다.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운송업체 관계자는 "해당 기사와 직접 얘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아이만 내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욕설을 했다고 나오는 말들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라며 "정년을 마치시고 촉탁계약으로 운전하고 있는데 (기사가) 딸이 둘인데, 설마 어린 아이와 엄마가 떨어졌다는데 인정사정없이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A씨는 아이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자양1파출소 관계자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찾고 나서 신고가 아닌 상담을 위해 파출소에 들렀다"고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