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안되는 가게를 팔기 위해 호구를 기다리는 자영업자 두식(신하균 분)과 학자금 대출 빚을 정리하기 위해 마약을 잠시 맡는 학자금푸어 태정(도경수 분),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온 조선족 한욱(김동영 분). 이들은 자구책을 찾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두식에게 DVD방을 인수할 호구가 나타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 역시 같이 찾아온다. ‘7호실’이란 공간에 두식과 태정은 각자의 비밀을 숨기고 바닥으로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로데오게임처럼 불안하게 버틴다.
영화 <7호실>의 두식과 태정은 겉으로는 갑과 을이지만 실제로는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우스운 상황이 연출되지만 우리도 내몰릴 수 있는 벼랑에 선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블랙코미디로 완성된다.
신하균과 도경수의 등장은 <7호실>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원조 연기파의 대명사인 신하균과 신진 연기파의 대표주자인 도경수는 각자 들키면 큰일 날 비밀을 감춘 7호실을 둘러싸고 격돌하는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으로 분한다. 탁구공을 주고받듯 대결하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끌어내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7호실> 속으로 이끈다.
여기에 DVD방에 새로 들어온 조선족 출신 아르바이트생 한욱은 <밀정>의 김동영이 연기했다. 그는 도경수의 태정과 상반되는 모습으로 재미를 더한다. 두식 편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이 병 줬다 약 주는 부동산 중개인은 <아수라>에서 얼굴을 알린 김종수가 맡아 열연한다.
<7호실>은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크랭크업 직후 3월에 진행된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액 초과 달성과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사상 최다 인원인 616명이 참여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예매 오픈 30초 만에 3000석 전석을 매진시키며 기대를 입증했다. 영화제 측은 <7호실>의 개막작 선정 이유로 “7호실은 어디에도 기대지 못하고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약자들의 씁쓸한 현실을 블랙코미디로 뚝심 있게 풀어낸 작품”이라며 “불안한 미래에 방황하는 청춘의 현실을 풀어낸 이용승 감독의 신선한 시도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 ‘을’의 사연을 담은 블랙코미디 영화 <7호실>은 이달 15일 개봉한다.
◆시놉시스
망해가는 DVD방 사장 두식. 학자금 빚을 갚으려 DVD방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태정. 팔리지도 않던 가게에 기적처럼 매수자가 나타난 바로 그때.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고 두식은 시체를 7호실에 숨긴다. 한편 빚을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7호실에 마약을 잠시 감춰놨던 태정은 늘 열려있던 그 방의 문을 두식이 갑자기 잠가버리자 당황하는데….
☞ 본 기사는 <머니S> 제514호(2017년 1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