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 시즌 발매를 앞두고 브랜드 컨셉과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어요. 그런데 이게 올리자마자 반응이 오더니, 출시 이틀 만에 초도물량이 전부 팔렸어요. 급하게 재생산을 했지만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어 진땀을 뺀 기억이 나네요.”
▲ 오베르 메인페이지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오래전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던 최규진 모어랩 대표(33)는 메가폰 대신 바늘과 실을 잡았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지만, 영화감독의 길을 걷기엔 현실적 제약이 많았다. 대신 10여 년간 다뤄온 의류를 첫 번째 메신저로 삼았다.
그가 ‘오베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양면성’이다. 인생의 좌절을 겪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 ‘오베르망’에 희망이라는 긍정적인 요소를 부여했다. 그가 말하는 ‘책임 없는 권리, 노동 없는 보상, 도전 없는 성공’과 같은 모순적 메시지는 청춘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디자인에서도 양면성은 여실히 드러난다. 길거리 문화에 기반을 둔 스트릿웨어에 하이엔드 패션을 접목한다. 빈티지한 컬러감의 의상에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섞거나, 따뜻한 질감이 돋보이는 플리스에 차가운 빛이 감도는 스카치 라이트로 포인트를 준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하다 보니 제작에 손이 많이 갑니다. 원단이나 공임 비용도 배로 듭니다. 특히 오베르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루즈핏을 구현하려면 원단이 최소 1.5배는 더 필요하죠. 그러다 보니 판매가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비용을 더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청재킷은 1달에 2~3억원어치 팔려 나가며 매출을 견인했다. 옷 뒷면이 가득 찰 정도로 커다란 인물 그래픽을 입힌 티셔츠는 순식간에 물량의 80%가 팔려 나가 수차례 재생산을 거듭하고 있다.
‘오베르’는 국내외 스트릿웨어를 다루는 편집숍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SNS와 해외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www.cafe24.co.kr)’로 구축한 자사몰로 들어오는 해외 주문 건수가 늘고 있다.
“급하게 사업 규모를 넓히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소비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천천히 성장해 나가고 싶거든요. 의류뿐만 아니라 영상 등 다양한 매개체를 활용해서 말이에요. 또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예술 분야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풍부한 컨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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