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통신매체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뉴시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북한 김정은은 소프트파워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최근 미국을 다녀온 후 통신매체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태 전 공사는 인터뷰에서 북한의 변화에 대해 확신하며, "소프트파워를 넣어서 북한 사람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한국 드라마와 노래가 북한 전역을 휩쓸고 있다. 북한 당국이 사력을 다해 막으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며 이미 변화의 단초가 보기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대북 제재 실효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제재·압박 때문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제재에 단련돼온 북한 경제가 당장 무너지지도 않을 것이다. 때문에 국제적 대북 압박의 목표와 시한을 북한의 핵무기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를 차단하는 데 둔다면 그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압박의 목표는 더 근본적이고 더 장기적이어야 한다. 대북 압박은 궁극에는 북한체제의 변화 또는 소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도 그때 함께 해결될 것이다. 결국 체제 전환인 것이다. 그러나 이때 레짐 체인지는 군사적 옵션이 아니라 정보 유입과 대북 압박으로 이루어내야 하고 충분히 가능하다"며 비군사적 방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핵 개발에 치중하는 배경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그는 “(김정은이) 군단장들을 데리고 전후방 부대들을 다 돌아다녔지만 현실은 암담했다. 탱크나 장비들은 낡아빠졌고 서류상 몇 만톤 있다고 돼있는 석유 창고에 가보니 다 빼먹고 바닥나 있었다. 결국 김정은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해 오던 핵개발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후계 과정이 짧았던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도 북한사회 전체를 한 가지 목표로 몰아가야 했다"며, ”핵무기를 만드는 건 우리(북한) 내부의 사상과 의지의 대결"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우리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라도 북한에 대한 소프트 파워 유입과 단호한 제재 압박은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이제 핵 보유국 행세를 하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어떤 협상도 거부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은 비핵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 협상에는 결코 나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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