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 30억명시대. 짧은 문장과 사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SNS가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비슷한 관심을 지닌 사람이 모여 정보를 나누는 파급력은 경험을 나누는 공유경제 매커니즘으로 발전했다. 물론 부작용도 심각하다. 거짓 정보가 난무하고 불법 마케팅도 성행한다. <머니S>는 SNS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조명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짚어봤다. 또 전문가에게 올바른 SNS문화를 만드는 방법을 들어봤다.<편집자주>

SNS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의 약자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로 번역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누리소통망’으로 다듬기도 했다. 어떻게 풀이하더라도 핵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네트워킹 즉, 관계와 소통이다.


흔히 쓰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이 모두 SNS에 포함된다. 이를 통해 각자의 생각과 정보를 쉽게 공유하고 소통하도록 돕는 매개체는 ‘인터넷’이다. 온라인으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소식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용자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일종의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장·단점이 함께 부각된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 /사진=뉴시스 최동준 기자

◆순식간에 기적을 만드는 SNS
SNS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관계를 맺다 보니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음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디서든 쉽게 촬영이 가능해 SNS에 최적화됐다는 평을 받는 ‘액션캠’이 불티나게 팔린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2021년까지 액션캠의 글로벌시장 규모가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커지면서 더 편한 촬영을 돕는 액션캠 관련용품도 쏟아진다. 스마트폰의 셀카(selfie)·방수기능이 강화되는 것, 디지털카메라 액정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형태로 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나아가 여러 SNS채널은 이용자가 생생한 소식을 쉽게 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는 중이다. 생중계(LIVE)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1인 미디어 역할을 하면서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생생한 현장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SNS는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소식의 파급력 또한 상상 이상이며 이 효과를 활용한 새로운 ‘소셜기부’ 문화도 생겼다. 대표적인 기부프로그램 ‘쉐어앤케어’는 사연을 담은 스토리가 올라오면 이용자가 게시물을 공유하고 이에 공감을 표현한 수만큼 후원기관이 기부금을 내는 방식으로 유명세를 탔다. 뜨거운 불과 싸우며 혹사당하기 쉬운 소방관의 눈 건강을 위해 기부금 1000만원이 마련됐고 손녀의 생리대를 살 돈이 없는 할머니의 소식에 600만원의 기금이 모이기도 했다.


또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을 앓는 이들을 위해 ‘아이스버킷챌린지’가 이어진 것도 SNS의 긍정적 사례다. 지목 대상은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이 모습을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100달러를 ALS 단체에 기부해야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희귀병을 앓는 아이나 딱한 사연의 주인공에게 작은 정성을 모아 전달하는 것도 SNS가 아니었다면 힘든 일이다. 한 사람이 1000만원을 내놓는 건 어렵지만 1만명이 각자 1000원씩 모아 1000만원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노출된 사생활은 ‘범죄대상’
SNS는 분명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많은 문제를 양산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치인이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기업이 불리한 사안을 해명하는 채널로도 쓰인다. 언론을 통하면 공식화된 입장으로 번복이 어렵지만 SNS는 문제가 생겨도 개인의 입장으로 축소할 수 있는 데다 쉽게 입소문을 낼 수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로 유명하다. 일반인은 물론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팔로우하며 문장 하나하나를 분석한다. 물론 기업의 대표도 회사의 정책이나 개인의 생각을 SNS로 공개하지만 가끔 사소한 의견이 일파만파 퍼져나가며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이재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저서 <멀티미디어>에서 보이드와 엘리슨(Boyd & Ellison, 2008)의 정의를 언급하며 이론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에 따르면 SNS의 핵심기능은 ‘신상정보의 등록 및 공개’다. 구체적으로는 이용자의 성별·연령·직업·문화적 취향·이데올로기·종교 등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될 수 있어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SNS는 수많은 사람이 뒤엉킨 온라인공간이다 보니 이에 매달리는 시간이 늘게 마련이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에 빗대 카·페·인(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내 행동 하나에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 반응하니 신기할 법도 하다. 이에 따라 보다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려 호응을 받으려는 부작용도 커졌다. 낭떠러지나 건물 꼭대기에서 셀카를 찍거나 무리한 실험 중 발생하는 사고가 생중계되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스타나 연예인들도 SNS로 입에 오르내린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가 물의를 빚어 팀에서 퇴출된 야구선수, 선정적인 사진과 말투로 끊임없이 논란의 주인공이 된 여가수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각종 범죄를 낳기도 한다. 다른 이용자의 사진을 도용해 그 사람인 척하거나 집요하게 그 사람의 일상을 분석하며 범죄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생겼다. 얼마 전 서울에서 왁싱숍을 운영하는 여주인을 살해한 사건도 SNS를 통해 이 가게의 상세한 정보가 알려지면서 벌어졌고 서울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여성도 SNS에 매장주소를 올렸다가 강도피해를 당할 뻔했다. 아울러 SNS가 아동성범죄자들의 표적이 된다는 이유로 아이의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최근엔 정치나 종교 등 민감한 내용을 SNS에 올리는 것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누군가 특정 내용을 공유하면 그 사람의 팔로워나 친구도 함께 그 내용을 볼 수밖에 없어서다. 개인의 의견을 표현했을 뿐이지만 관계없는 수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된 것. SNS를 통해 ‘가짜뉴스’를 퍼뜨려 여론을 선동하려는 움직임이 알려진 것도 배경이다.

SNS전문가들은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라”고 조언한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SNS의 특성을 고려하라는 것. 잘 활용하면 분명 긍정적이고 효율적인 ‘툴’이지만 악용하면 이보다 무서운 것도 없다. 스스로 공개수위를 조절하는 건 자신을 지키고 다른 사람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6호(2017년 11월29일~12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