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감독상' 봉준호의 감동 수상소감(전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한국인 감독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봉준호 감독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그는 마틴 스코세지(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어폰어타임 인 할리우드), 샘 멘디스(1917), 토드 필립스(조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감동에 겨운 듯 한동안 무대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조금 전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고서 '수상은 이게 끝이겠구나'라는 생각에 긴장을 풀고 있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어렸을 때 가슴에 세겼던 말이 있다. 영화를 공부할 당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문구였다"며 "그 말은 (함께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했던 말이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이 소감과 함께 앞에 앉아있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가리켰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미소와 함께 봉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봉 감독은 '원스어폰어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그는 "제 영화를 미국인들이 모를 때 쿠엔틴(타란티노)은 항상 절 목록에 올려주곤 했다"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함께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 샘 (멘데스) 모두 제가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라며 "이 트로피를 오스카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5등분해 나누고 싶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봉 감독은 "내일 아침까지 한 잔 해야겠다"라는 말로 소감을 끝맺었다.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 소감 전문

감사합니다(Thank You). 좀 전에 국제장편영화상을 받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말을 하셨던 분이 누구였나면. 책에서 읽은 거였지만 그 말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말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입니다. 같이 후보로 오른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구요.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나 사람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고 했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정말 사랑합니다. 쿠엔틴 'I love you'.

그리고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영화 ‘조커’)나 샘 멘데스(영화 ‘1917’) 등 다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정말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Thank You, I will drink untill the next morning, Thank You.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까지 한잔 하면서 즐기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