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22일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사진=삼성전자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46년 전 삼성의 반도체사업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반대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이 회장은 뚝심있게 투자를 진두 지휘했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 삼성이 IT 산업의 모태인 반도체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아무도 삼성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르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1974년 이건희 회장이 파산 직전의 한국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쳐졌는데 과연 따라가기나 하겠냐는 부정적인 견해였다.

일본의 한 기업 연구소는 '삼성이 반도체를 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비판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느냐"며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반도체 투자를 강행했다.


1986년 7월 삼성은 1메가 D램을 생산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본격적으로 꽃 피우기 시작했다.

1992년에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64M D램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 반도체가 메모리 강국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절대강자의 입지를 고수하고 있다. D램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42.7%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낸드 시장에서는 35.9%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회장의 반도체 뚝심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이 회장이 메모리 1등의 역사를 썼다면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1등의 새역사를 쓰기 위해 과감한 투자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4월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V1 라인을 통해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지속 확대해 왔다.

이 부회장의 의지도 남다르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