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AI 확산 여파로 지난 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의 판매를 중단했다. /사진=뉴스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가계와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닭과 달걀, 오리 가격이 일제히 폭등하는 '계란 파동'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5일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14일) 오전 8시 기준 가금농장에서 총 14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AI가 발생한 후 확산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정읍(11월26일·육용오리) ▲상주(1일·산란계) ▲영암(4일·육용오리) ▲여주(6일·산란계) ▲음성(7일·메추리) ▲나주(7일·육용오리) ▲여주(8일·메추리) ▲나주(9일·육용오리) ▲장성(9일·종오리) ▲정읍(10일·육용오리) ▲영암(11일·육용오리) 2건 ▲김포(12일·산란계) 등에서 AI 확진이 발생했다.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금육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6년에 AI 파동으로 인해 닭고기와 달걀 가격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도 오른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산란계 36%가 살처분돼 일부 지역에선 계란 한판(30개) 가격이 1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닭·오리의 공급이 충분해 수급이나 가격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385만마리로 평년보다 4.5% 늘었다. 육계도 8820만 마리로 평년 대비 8% 많다.

아직까지 뚜렷한 가격 변동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계란 한판(30개·특란) 소매가격은 5580원으로 1개월 전 가격(5533원) 및 평년 가격(5564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닭고기 소매가격(1㎏)은 5004원으로 1개월 전(5366원)에 비해 오히려 7%가량 감소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AI 확산세가 커질 경우를 대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장 살처분과 이동중지 명령 범위가 넓어질 경우 해당 지역 닭고기 유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특정 농가에서 확진판정이 나오면 인근 인근 3㎞ 이내 가금류 살처분, 10㎞ 이내 30일간 이동제한 및 AI검사가 진행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AI 확산 여파로 지난 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마트는 "협력사 농장이 경기 여주 AI 발생 지역에서 3㎞ 이내에 있어 예방 차원에서 전량 살처분 조치했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