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가 자사 롤러블폰 시제품으로 원격충전 기술을 시연하는 영상 /자료=오포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제재 영향으로 화웨이(Huawei)가 자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를 틈타 중국 오포(Oppo)가 ‘제2의 화웨이’로 떠오르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오포가 지난달 처음으로 화웨이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1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오포에 이어 비보(Vivo)에도 뒤지며 3위까지 밀려났다.
화웨이는 미국의 무역제재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주요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내에서도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대신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8.4%, 8.1%의 점유율로 나란히 5·6위에 올랐다. 같은 중국 기업인 화웨이(14.1%)와 샤오미(10.9%)를 제외하면 이들보다 앞서는 곳은 글로벌 1·2위인 삼성전자(19.2%)와 애플(15.1%)뿐이다.
2021년 1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
특히 오포가 화웨이의 중국 내 판매 유통망을 흡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21’에서 원격 무선충전 기술을 시연하면서 지난해 공개했던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또다시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LG롤러블 출시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세계 최초 롤러블폰 타이틀을 오포가 가져갈 가능성도 커졌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2021년 1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아이폰 12와 11시리즈의 판매호조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으나 화웨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진 못했다”며 “오포의 성장세는 글로벌로 확대될 수 있다. 화웨이 부재에 따른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삼성과 애플에게 오포가 제2의 화웨이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도 올해 'MWC 상하이'에서 자사 세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2'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바깥으로 접는 기존의 아웃폴딩 방식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시리즈와 유사하게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폴더블폰은 중국 시장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으며 해외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