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01포인트(1.89%) 하락한 2962.17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3월 10일(2958.12)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27.83포인트(2.83%) 하락한 955.37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5월 24일 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증시도 지난해 11월 이후 5% 이상 하락 조정없이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중국의 전력난 이슈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지난달 20일 이후 23bp(1bp=0.01%) 이상 올랐다. 이는 지난 2~3월과 유사한 모습이다. 지난 2~3월에는 주요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랠리를 구가하던 주요국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다만 현재의 국채금리 상승세는 올 초와 비교했을 때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월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 즉 리오프닝 기대로 구리 가격이 다른 원자재보다 강했다"면서 "지금은 공급 부족과 환경정책 영향으로 국제 원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선 금리급등은 주가 디-레이팅(De-Rating)의 요인이었는데 이번에는 금리가 오르기 이전부터 주가 조정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리 상승 폭은 지난 2~3월과 비슷하지만 주가 조정 폭과 기간은 길어졌다. S&P500은 지난달 초 고점을 찍은 이후 5.1%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6일 고점을 기록한 뒤 3개월 동안 8.7% 하락했다.
허 연구원은 "최근 병목현상과 중국 전력난 해소가 쉽지 않다는 점도 반영 중"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그동안 큰 조정 없이 상승해온 피로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전력난 이슈는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과 정책 실수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미국 금리상승보다 무서운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 연구원은 "중국의 전기요금은 정부가 통제하는 반면 석탄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된다"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할수록 전력업체들의 손실이 커지고 전력 생산이 감소하는데 중국 전력의 70%를 차지하는 석탄 수입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대안책이었던 인도네시아가 최근 이상기후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 세계가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허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석유·석탄 확보에 주력하면서도 경기 위험에 대해 별다른 대응이 없다"면서 최근 지표 부진에도 중국 고용이 심하게 나쁘지 않지만 중국 정부의 개입이 늦어질수록 실물 수요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주가와 채권 변동성이 정점을 기록하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 올 초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인 3월 말 주식시장이 저점을 지났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현재 주가와 금리 변동성은 아직 정점(Peak)를 보지는 않았지만 점차 접근 중"이라며 "올들어 미국 금리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 지수는 70~80포인트선에서 지난달 63포인트를 기록하며 정점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S&P500 지수 변동성을 의미하는 VIX 지수는 올해 20포인트 후반대에서 30포인트 후반대로 정점을 기록한 뒤지난 4일 기준 24포인트 수준"이라며 "주식시장 조정이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금융시장 불안의 정점(Climax)이 아주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