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에서 선보인 대체육 상품에 ‘쇠고기 함유’라는 성분 표시가 들어갔다는 점이 확인됐다. 사진은 GS25가 출시한 대체육 활용 간편식 6종./사진=GS리테일
신제품 '너비아니김밥'(왼쪽, 붉은색 원)과 '고구마함박스테이크'. 성분에 '쇠고기 함유'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연희진 기자
편의점 GS25에서 선보인 대체육 상품에 ‘쇠고기 함유’라는 성분 표시가 들어갔다. 육류 식재료는 100% 식물성 대체육이나 소스 같은 첨가물 등에 쇠고기가 함유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채식주의자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23일 GS25는 대체육을 활용한 간편식 6종을 선보였다. ▲고구마함박스테이크 ▲스테이크버거 ▲피자품은수제교자 ▲베지볼파스타 ▲너비아니김밥 ▲전주비빔삼각김밥 등이다.

이 상품들은 자체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운영하고 있는 태경농산과 GS25가 손잡고 만든 제품이다. 출시 당시 “100% 식물성 대체육과 비건 인증 면·소스 등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22일 GS25가 배포한 보도자료 일부. 보도자료에 '비건 인증 원재료' 등 비건을 홍보하는 문구가 활용됐다. /사진제공=GS리테일
출시 직후 일부 제품에 ‘쇠고기 함유’라는 문장이 표기돼 눈길을 끌었다. 확인된 제품은 ‘너비아니김밥’과 ‘고구마함박스테이크’ 등이다. 고구마함박스테이크에는 알류(달걀), 우유 등도 함께 함유됐다는 설명을 볼 수 있었다.
채식주의자인 A씨는 “비건 브랜드인 베지가든에서 나온 상품이라 믿고 샀는데 ‘쇠고기 함유’라고 써 있어 황당했다”라며 “비건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 구입한 것인데 엄격한 비건 상품이 아니라 해도 ‘쇠고기’는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명 비건이라 불리는 채식주의자는 베지테리언, 플렉시테리언, 폴로 베지테리언, 페스코, 비건 등으로 나뉜다.

베지테리언은 동물 도축의 고기 및 기타 부산물을 피하는 사람으로 채식주의를 뜻하는 가장 포괄적인 용어다. 프렉시테리언은 간헐적 베지테리언의 개념이며 폴로 베지테리언은 우유·달걀·닭고기까지만 섭취한다. 페스코는 동물성 제품은 피하지만 생선과 조개류 등 해산물은 먹는다. 비건은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모든 동물성 제품과 부산물을 먹지 않는다.


GS25 관계자는 “육류는 모두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것이 맞다”라면서도 “일부 상품의 소스 등에 고기 성분이 함유돼 이 같이 표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상품 출시의 의미는 비건 제품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대체육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체육 상품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기 함유 제품을 피한다는 점에서 GS25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일부 채식주의자들의 입장이다.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해 먹거리를 만들면서 육류 함유 소스를 사용하는 것은 모순된 행위라는 주장이다.

한 비건 커뮤니티 이용자는 “대체육 상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대부분 채식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다”라며 “육류를 대체육으로 대체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상품 자체가 비건이 아니라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