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 부대'로 불리는 육군 27사단이 11월30일로 공식 해체됐다. 사진은 산악지역 전투를 하고 있는 육군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제공=육군
육군 제27보병사단 '이기자 부대'가 창설 69년 만에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11월30일 군 정기 장성 인사가 발표됐다. 이날 육군 27사단은 공식 해체됐다.

일명 '이기자 부대'로 불리는 27사단은 강원도 화천군에 주둔하던 예비사단이었다. 전방 7사단과 15사단의 예비사단 임무를 수행했다. 화천 일대는 15사단이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군 인사에서는 병력자원 급감으로 인한 부대 통·폐합이 이뤄졌다. 27사단의 해체는 2010년대부터 논의되다가 2020년 11월 국방부가 '국방개혁 2.0'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이기자 부대는 "이겨놓고 싸운다"는 정신으로 육군에서 가장 훈련이 혹독한 부대 중 하나로 알려졌다. 유격 훈련장 비석에 '훈련은 무자비하게'라는 문구가 붙어있을 정도다. '이기자'라는 경례 구호를 붙여 '이기자 부대'로 불렸다. 전군 유일의 3음절 경례 구호를 썼다.

이기자 전우회 등은 부대 해체를 재고해달라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해체'가 아닌 '해제'를 고려해달라는 것. 부대 해제는 부대 자체는 당장 없애더라도 필요한 경우 부대 재창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기자 부대는 훈련이 고달픈 만큼 유대가 끈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7사단을 복무한 유명인에는 가수 김태우, 그룹 빅뱅의 대성,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과 배우 한석규·엄태구·유승호·유준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