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유빈 기자
①인수합병 없이 한국 해운업계 2위 '고려해운'… "누구냐 넌"
②고려해운, 안정적 성장엔 화려한 재계 '혼맥'이 뒷받침
③고려해운, 아직까진 잘 버텼는데… '생존' 넘은 '미래 투자'는 불투명
고려해운(KMTC)은 국내 해운업계 2위, 글로벌 13위권을 유지하는 중견 선사다. 1973년 한-일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시작으로 기반을 다졌고, 1990년대부터는 동남아와 중동 등 아시아권 전역으로 정기선을 운영하며 3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만큼 탄탄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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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경쟁,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고려해운 경영진 히스토리 /그래픽=이강준 기자
고려해운은 이학철 창업주가 1954년 회사를 세웠는데 그가 1980년 별세할 때까지 지배구조엔 변화가 없었다. 그사이 이학철 창업주는 혼맥으로 사업 기반을 다졌다. 그의 장남 이동혁 전 고려해운 회장은 코오롱그룹 2대 회장인 이동찬 명예회장의 3녀 이혜숙씨와 혼사를 치렀다.
코오롱그룹은 정·재계 '거미줄 혼맥'으로 유명했는데 1970년대 일본에서 나일론 등 원사 수입을 본격화한 점과 고려해운이 당시 최초로 한-일 컨테이너선 정기선을 운영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관측이다.
이학철 창업주의 큰딸이자 이동혁 전 회장의 여동생인 이운경씨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결혼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려해운은 지분과 관련된 인물들이 고령인 점이 경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전문경영인 측 박현규 전 회장과 신태범 전 고려컨테이너터미널(KCTC) 회장은 모두 90세 이상의 고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분을 어떻게 넘겨줄지, 상속세 등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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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원 순이익에 가려진 400억원대 과징금━
부산항에 쌓여있는 고려해운 컨테이너 /사진=최유빈 기자
글로벌 해양업 조사업체인 알파라이너가 집계한 2022년 선복량 기준 고려해운 글로벌 기업 순위는 13위(KMTC)다. 국내 1위 HMM은 글로벌 8위다.
성장 이면엔 그늘이 있듯이 지난해 담합행위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컨테이너선사들이 담합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월과 6월 총 176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그 중 고려해운 몫으로 442억원이 책정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에는 이정도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면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면서도 "고려해운은 2015년만 해도 영업익이 83억원, 2017년 542억원 수준이었는데 2021년과 2022년 해운 운임급등과 물량 증가로 갑자기 여유가 생긴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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