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계의 서브웨이로 불리는 '풀리김밥'과 맞춤형 순대국을 제공하는 '내맘대로순대국'이 커스터마이징 한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풀리김밥'에서 주문한 김밥(왼쪽)과 '내맘대로순대국'에서 주문한 '순대국'. /사진=정유진 기자
이는 샐러드나 포케,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음식 '김밥'을 주문하는 과정이다. 최근 '서브웨이'처럼 토핑을 마음대로 고르거나 뺄 수 있는 김밥이 화제다. 김밥에 이어 직접 순대 종류와 내장 구성을 고를 수 있는 순대국도 인기다.
MZ세대는 나를 위한 맞춤형 상품에 열광한다. 정형화되거나 고가인 상품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제품에 주목한다. 이제 커스터마이징은 한국인에게 가장 친밀한 한식까지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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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당근 없는 김밥"… 이색소스 '눈길' ━
'폴리김밥'에서는 김밥의 주재료인 밥부터 야채, 소스, 토핑까지 고객이 원하는대로 직접 고를 수 있다. 사진은 '폴리김밥'이 제공하는 야채 재료와 각종 토핑. /사진=정유진 기자
밥은 백미, 현미귀리, 렌틸혼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야채는 복수 선택이 가능하며 당근, 오이, 적채 등을 빼거나 넣을 수 있다. 소스는 토마토고추장, 바질페스토, 허니유자, 스리라차마요 등 이색적인 것으로 준비했다. 끝으로 매실, 아보카도, 할라피뇨 등 자신의 취향대로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 상에서 '풀리김밥'은 이미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풀리김밥'의 해시태그 검색 결과와 매장 내 구비된 주문 키오스크. /사진=인스타그램 캡처(왼쪽), 정유진 기자
오이를 싫어하는 직장인 A씨는 기존 김밥집에선 오이를 빼달라고 요청하는 게 번거웠으나 풀리김밥에선 키오스크를 통해 간편하게 속재료를 바꿀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가지 디핑소스가 제공되는 점도 차별화된 재미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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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한 2호점 계획… "외국인도 즐기길"━
'풀리김밥'의 이상민 대표는 더 다양한 한식을 접할 수 있는 2호점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풀리김밥'의 외관. /사진=정유진 기자
풀리김밥 1호점은 김밥만을 메인 메뉴로 진행하지만 계획 단계인 2호점에서는 다른 한식 메뉴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2호점에서는 비빔밥 등 다른 한식을 패스트푸드화할 수 있는 큰 중형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외국인도 함께 풀리김밥을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업 초반엔 대면 주문 시스템이었으나 효율성이 떨어져 최근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그 덕에 주문이 밀리거나 직원들의 피로도가 쌓이지 않고 손님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더 생겨 토핑을 더욱 추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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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는 백순대만, 숙주도 넣어주세요"━
'내맘대로순대국'은 손님이 원하는 재료와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주문표를 제공한다. 사진은 '내맘대로순대국'이 직접 제작한 주문표(왼쪽)와 기자가 요청한대로 요리된 순대국. /사진=정유진 기자
'내맘대로순대국'의 입구에는 '저희 내맘대로 순대국집은 서브웨이처럼 고객님이 원하시는 순대국을 직접 만들어드립니다. 직원에게 주문표를 요청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주문표에서 순대국 사이즈, 육수, 고기·순대·내장 종류, 공깃밥·청양고추·숙주 유무, 맵기 등 9가지 항목을 체크하면 된다.
식당을 찾은 주부 최모씨(30대·여성)는 "순대국은 부속물 등 내가 못 먹는 것도 들어있고 간 맞추기도 취향이 갈린다"며 "이렇게 딱 원하는 것만 체크해서 주문을 넣는 방식이 신선하다"고 밝혔다. 나모씨(20대·여성)는 재료 자체의 호불호 때문에 순대국을 안 먹는 친구가 많다며 이들에게 참 좋은 시스템이라고 칭찬했다.
손모씨(20대·남성)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손님은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본인의 음식 취향과 요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식당은 더 전문적이고 디테일하게 변화함으로써 미식문화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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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요리도 커스터마이징 추가 예정"━
'내맘대로순대국'은 순대, 내장, 고기 등 주재료부터 공깃밥, 청양고추 등 추가메뉴까지 직접 손님이 결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순대국을 제공한다. 사진은 '내맘대로순대국'의 외관(왼쪽)과 식당 안내문. /사진=정유진 기자
소비자의 반응을 묻자 그는 "처음에는 신기해한다"며 "대부분 맛있다며 만족해한다"고 답했다. 특히 "다른 순대국집 보다 젊은 층이 많이 오는 편"이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메뉴와 토핑을 추가할 방침이라는 그는 "면 요리에도 커스터마이징 메뉴를 넣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순대를 뺀 모든 재료를 직접 준비하는데 순대도 직접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기 대표는 직접 만든 순대를 출시하면 커스터마이징 항목에도 넣을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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