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은옥 기자
①"국내는 좁다" 네카토, 동남아 넘어 유럽 결제시장 영토 전쟁
②카카오·네이버, '금융메기' 진출 10년… 정공법vs우회법 통했나
③짠테크에 공동구매까지… 슈퍼앱 트렌드 만드는 네카토
#. 직장인 김수지씨(31·가명)는 출근길 빅테크 앱을 켜 공동구매 상품을 들여다본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데다 구경만 해도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얻을 수 있어 일상 속 앱테크(앱+재테크)로 쏠쏠하기 때문이다. 번거롭게 손품, 발품을 파는 일도 줄었다. 각 은행 홈페이지에 방문해 예·적금 금리를 비교하지 않아도 빅테크 앱에 접속, 최고금리 순으로 나열해 맘에 드는 상품을 골라 가입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어서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네카토) 등 빅테크가 편리하고 직관적인 사용자환경을 앞세워 생활 전반을 다루는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는 물론 쇼핑, 짠테크 콘텐츠를 앱 곳곳에 접목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네카토의 이 같은 전략은 많은 장점을 갖는다. 기존 전통 금융사의 이용자를 흡수하고 앱에 머무는 체류 시간을 늘려 플랫폼 경쟁력 지표인 MAU(월간활성이용자수) 증가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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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앱 트렌드 이끄는 네카토━
슈퍼앱은 하나의 기능만 제공하는 단일 앱과 달리 금융서비스부터 온라인 쇼핑, 앱테크 등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내 통합된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앱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편의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하나의 앱에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건 모든 기업의 과제가 됐다.슈퍼앱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건 단연 네카토다. 본업인 간편결제서비스 외 대출 비교, 신용관리, 각종 청구서·등기우편 등 문서관리는 물론 포인트 적립 등 앱테크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다른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자사 앱 하나로 모든 걸 끝내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2013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슈퍼앱'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을 정도다.
앱 하나로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 네카토의 패기는 전통 금융사도 움직였다. 그동안 금융지주들은 은행, 카드, 보험 등 각 자회사 앱을 각각 출시해 독자 노선을 걷는 '멀티앱' 전략을 고수했지만 앱이 많고 복잡하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앱을 하나로 뭉치는 작업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한때 자사 서비스 관련 앱 수만 21개에 달했지만 슈퍼앱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고 신한금융은 연내 디지털 브랜드 통합은 물론 '유니버설 간편앱' 출시를 예고했다.
MAU는 빅테크사가 선전하고 있다. MAU는 1개월 간 1회 이상 앱을 사용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사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올 3분기 기준 카카오페이의 MAU는 2292만명으로 KB국민은행 앱 'KB스타뱅킹'(1162만명), 신한은행 앱 '신한SOL뱅크'(975만명)을 가뿐히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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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페이가 갈비탕·가습기 파는 이유━
토스페이가 시작한 공동구매 서비스./사진=토스페이 앱 화면 캡처
일환으로 지난 10월 핀테크업계 처음으로 예·적금 금리 비교 후 상품가입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N페이 간편가입' 서비스를 내놨다. 이용자는 손수 금리 비교를 할 필요 없이 네이버페이 앱에서 조회, 가입까지 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현재 1금융권 4개사, 2금융권에서는 5개 금융사의 상품 비교가 가능하다"며 "비교 가능한 상품 수는 계속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토스페이는 지난 3월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셀러(판매자)가 토스페이에 신청해 입점한 뒤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서비스 초반엔 판매자 사이 알음알음 신청해 입점했지만 입소문을 타자 토스는 올해 9월 입점 신청 및 상품 등재가 가능한 시스템 '셀러 어드민'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공동구매 사업에 뛰어 들었다.
산지직송 제철 음식부터, 의류, 건강식품 등 판매 상품도 다양하다. 토스페이는 상품을 팔아 수수료 이익을 얻기보다 본업인 결제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란 설명이다. 네이버쇼핑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것처럼 토스페이 앱에서 원하는 상품을 담고, 토스페이로 결제까지 이뤄지도록 해 간편결제 규모 자체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토스페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페이 시장이 이전과 다른 또 다른 변혁기를 맞았다는 분위기"라며 "토스페이 역시 간편결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구매 사업을 시작, 이를 통해 본업 강화로 이어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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