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임기 초부터 침체된 철강 시황과 노조와의 임금협상, 통상임금 패소 등의 암초를 만났다. 올해도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 사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건설시황 둔화에 따른 봉형강 제품 판매량 감소 및 제품가격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매출은 25조9148억원으로 전년(27조3406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165억원에서 8073억원으로 50.1% 줄었다.

노동 이슈도 부담이다. 지난 1월 대법원은 현대제철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누락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송에서 패소한 현대제철은 근로자 2800여명에게 443억여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협상은 해를 넘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1월12일 인천, 당진, 순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16차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만에 교섭이 재개됐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노사는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제철이 호실적을 기록한 2022년을 기준으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를 70주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022년에 호실적을 달성한 것은 맞지만 악화된 철강 시황과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이 예정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다. 현대제철은 노조에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서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경영방침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정했다.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전동화, 에너지 소재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도 우리 앞에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앞서 제시한 방향성과 사업전략을 이정표 삼아 축적된 경험과 경쟁력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