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 없이 라마단이 시작됐다. 사진은 한 이집트 무슬림 소년 숭배자가 아므르 이븐 알 아스 모스크에서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전날 밤인 10일(현지시각) '타라위'라는 저녁 기도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SPA통신을 통해 "전날 저녁 메카에서 초승달이 관측됐다"며 "11일이 올해 축복받은 라마단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도 초승달을 목격한 뒤 공식 매체를 통해 라마단 시작을 알렸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초승달을 관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12일을 라마단 시작일로 정했다.
라마단은 이슬람 사도 무함마드가 경전 쿠란을 계시받은 신성한 달로 여겨진다. 5대 종교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 동안 이슬람교도는 날마다 기도를 다섯 차례 하며 신앙생활에 힘쓴다. 라마단 동안 이슬람교도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먹고 마시지 않고 금욕적인 생활을 이어간다. 일몰 후에는 가족, 친구와 모여 식사한다.
5개월째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지구는 결국 휴전 재개 없이 라마단을 맞게 됐다. 그러면서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이날 "하마스가 잠재적인 인질 거래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 대신 내일 시작될 라마단 동안 이 지역을 불태우려고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5일 알아크사 사원 접근 제한 요청을 기각했다. 총리실은 "라마단은 무슬림에게 신성하며,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이 기간 신성함이 지켜질 것"이라며 예년 수준으로 참배객 방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성전산은 이슬람 3대 성지인 동시에 유대교 성지이기도 하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라마단 기간 중 매일 수만 명의 이슬람 신도가 참배하는 곳이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모두가 성스럽게 여기는 곳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무슬림과 이스라엘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오래전부터 요르단강 서안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알아크사 사원 참배를 금지해 왔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이스라엘 안 아랍계 주민 참배도 금지했다.
이스라엘 측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인 1160명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의 공격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최소 3만1045명이다. 유엔은 확실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가자지구에 공포와 기근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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