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의 새 CEO에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이 승진 발령됐다. 사진은 인천광역시 송도 포스코이앤씨 사옥.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그룹이 지난 23일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인적 쇄신'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를 이룬 가운데 정 신임 사장에게 실적 회복이라는 미션을 부여한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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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확실한 건축사업부문 집중━
24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전 사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정 신임 사장은 전문성과 사업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로 평가된다. 1964년생인 정 신임 사장은 인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이앤씨에서 건축사업본부 사업기획실장 P7·건축사업본부 건축사업실 LCT사업단장·건축사업실장·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포스코 원료구매실장·경영전략실장·포스코강판(포스코스틸리온) 사장·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과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을 역임한 전 사장과는 대조되는 경력이다.
지속되는 건설불황 위기에 영입한 재무 전문가를 약 10개월 만에 경질한 배경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고민이 깔렸을 것이란 시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업계 순위 대비 높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을 보유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비사업 수주 규모에서 업계 1·2위를 다툰 만큼 수익성 높은 국내 주택사업 강화 전략의 의도가 엿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리모델링사업(1조3546억원)을 포함해 국내 정비사업에서 4조7191억원(12월24일 기준)의 수주 실적을 올려 현대건설(6조612억원)에 이어 2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포스코이앤씨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2019년까지 10위 안팎이었지만 매년 꾸준한 실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 연도별로 ▲2020년 2조4350억원 ▲2021년 4조213억원 ▲2022년 4조5892억원 ▲2023년 4조5988억원 ▲2024년 4조7191억원을 기록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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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전망━
업계는 정 신임 사장이 정비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지만 해결 과제도 만만치 않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포스코이앤씨는 수익성 외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포스코이앤씨가 발전 화공 분야 수주·사업 기능을 통합해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을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한 것은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핵심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수주·시공 프로세스 고도화를 담당하는 사업구조혁신TF(태스크포스)도 신설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국내·외 각 사업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온도차가 뚜렷하다.
국내에서는 도급공사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까지 3조244억원(매출 비중 43.6%)을 기록했고 올 들어 3분기까지는 3조7428억원(53.6%)을 달성해 매출 비중이 10%포인트 성장했다.
같은 기간 1조7091억원(매출 비중 24.6%)을 거둔 플랜트는 올 3분기까지 1조6354억원(23.4%)을 기록해 1.2%포인트 역성장했다. 인프라 사업은 8381억→ 7663억원(12.1%→ 11.0%)으로 1.1%포인트 감소했다.
해외 공사의 경우 매출 0원을 기록한 건축 매출을 빼면 모두 뒷걸음질쳤다. 플랜트 매출은 6900억→ 4844억원, 매출 비중은 10.0%→ 6.9%로 3.1%포인트 줄었다. 인프라는 매출 3006억→ 2559억원, 매출 비중 4.3%→ 3.7%로 0.6%포인트 감소했다. 자체공사 매출은 3713억원에서 74.6% 급감한 9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율도 5.4%에서 1.4%로 4.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불황 돌파를 위한 로드맵 수립과 장기 수익성 회복, 미래 먹거리 확보 등 업계가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며 "취임 1년이 안돼 CEO를 교체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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