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준플레이오프 MVP에 오른 LG 임찬규가 부상과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토종 에이스' 임찬규(33)는 올해 목표에 대해 "아프지 않고 시즌 초반부터 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큰 경기에서 약했던 징크스를 깨고 포스트시즌에서만 3승을 올리며 '가을 사나이'로 거듭난 그는 "좋았던 느낌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찬규는 지난 15일 박동원, 손주영 등 동료 5명과 함께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선수단 본단(23일)보다 일주일 정도 먼저 나가 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용일 트레이닝코치는 "임찬규, 손주영 등은 부상이 있었기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오지환, 박동원도 지난해 초반에 부상으로 주춤했는데 그런 것을 만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 14승(3패), 지난해 10승(6패)을 올리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음에도 임찬규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초반에 나왔던 부상과 부진이 아쉽다"고 돌아본 뒤 "허리도 아팠고 로테이션도 빠져서 속상한 마음도 컸다. 이제는 부상으로 빠지지 않고 초반부터 잘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7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39로 부진했다. 다행히 5월 들어 3승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후반으로 갈수록 나은 피칭을 보여줬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무엇보다 이전까지 유독 '가을'에 약했던 임찬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날았다. 3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준플레이오프 MVP도 수상했고,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태극마크를 달고 2024 WSBC 프리미어12에도 발탁됐다.

임찬규는 "지금보다 더 발전했으면 좋겠고 가을에 좋았던 모습을 계속 이어간다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구,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공을 뿌리는 임찬규는 올해는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슬라이더는 내게 굉장한 숙제"라며 "감독님도 말씀하신 부분이 있고, 작년보다는 조금씩 (구사) 비율을 높이려고 한다. 많이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임찬규는 올해 외국인 1, 2선발에 이어 3선발 또는 4선발을 맡을 예정이다. 팀 내 토종 에이스로 투수 후배들을 이끌기도 해야 한다. 최근 신년 인사회에서 LG 신인 선수가 롤 모델로 임찬규의 이름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좀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웠다"고 멋쩍게 웃은 뒤 "(앞으로) 후배들에게 밥과 고기를 많이 사주면서 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