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사진=삼성중공업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기며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달성했다. 고부가선박의 매출 비중이 확대한 영향이다. 조선 업계는 올해 고부가 선박 위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작년 영업이익 5027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11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6% 는 9조9031억 원으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1조4341억원, 한화오션은 2379억원을 기록했다. 조선 3사가 동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조선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 이익은 2조1747억원으로 전년(3191억원) 대비 7배 늘었다.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고부가선박 수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선가가 약 2억6000만 달러 수준인 LNG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이 잠겨 LNG 해상 운송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됐다.


LNG운반선 사이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LNG운반선 수주잔량은 ▲HD한국조선해양 100척 ▲삼성중공업 85척 ▲한화오션 72척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LNG 개발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조선 3사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NG가 상대적 저탄소 연료로 주목받으며 글로벌 수요 자체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업체들의 물량 공세는 최대 위협이다. 최근 중국 조선사들의 LNG운반선 저가 수주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의 강세를 높일 경우 국내 조선 3사의 LNG운반선 수주가 보다 유리해질 것이란 분석도 존재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주 물량 중 상당수가 아직까진 중국 내 물량인 것으로 안다"며 "LNG운반선에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양화까지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LNG운반선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고부가 선박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IMO(국제해사기구)가 2030년까지 최소 20%, 2050년까지 100% 탄소 배출 감축을 목표로 잡고 있어 LNG·친환경 추진선 등 암모니아 운반선 시장을 장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