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소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사진=봄마중 제공
어른뿐 아니라 청소년도 돈에 관심이 많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자신을 돋보이게 해주며, 자유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돈이 어른만의 주제였지만 지금은 청소년뿐 아니라 초등생들도 돈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며, 돈에 대해 말하는 것에 당당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청소년에게는 '예금'이나 '절약' 같은 고루한 개념보다는 좀 더 실감할 수 있는 경제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명랑소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는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 쓴 주니어 경제소설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제교육을 위해 집필한 이 책은, 평범했던 주인공 머니가 아빠를 통해 돈을 이해하고, 돈을 벌고 지키는 방법에 눈뜨기까지를 발랄하고 가벼운 스토리텔링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명랑소녀 머니는 웬만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살고 있는 낡은 빌라도, 오래된 패딩도, 구닥다리 휴대전화에도 큰 불만은 없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각종 브랜드를 입은 아이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돈'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아빠는 절대 무조건 용돈을 주는 법이 없다. 보일러도 날씨가 영하일 때만 틀고, 머니가 뭔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얼마'가 필요하다고만 말한다.


결국 머니는 아빠의 소개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몽클레어 패딩을 사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배달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다양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게 되고,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무리하게 배달하려다 다리를 다치면서, 일하지 않고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해 보게 된다. 즉 고객이 만족하는 배달을 위해 배달가방을 제작하는 것이다. 봉제 공장을 운영하던 할머니는 머니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고, 배달가방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하지만 머니는 힘들게 번 돈을 백화점에서 플렉스해 버리고 친구들에게 선물도 하는 등, 그야말로 흥청망청 쓰고 만다. 결국 생활비마저 부족하게 되자 구입했던 명품들을 중고마켓에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게다가 구입가에 훨씬 못 미치는 헐값으로. 그제야 아빠는 번 돈으로는 '의미 없는 소비'가 아니라 '가치가 오르는 자산'을 사야 한다고 알려 주며, 스테이크집을 하는 웰스 아저씨네 가게로 머니를 데려간다. 머니는 웰스 아저씨로부터 돈의 개념과 투자의 방법을 들으며, 진짜 부자란 어떤 것인지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의 딜리버리 회사에서 머니의 배달가방을 자기네 회사 가방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메일이 도착한다. 머니는 할머니가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에 머니에게 남긴 후원금으로 가방을 제작하고, 미국으로 무사히 발송까지 마친다. 그리고 며칠 뒤 통장에 찍힌 1억 원을 확인한다.


몇 년이 흘러 20대가 된 머니는 홍보회사에서 일하며, 갖고 싶었던 꼬마빌딩을 구입하고,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그리고 부자로서의 책임감을 실천하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을 위해 집을 나선다.

친구 간의 우정, 부모님의 사랑, 깨끗한 자연환경 같은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삶에서 만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마련. 또 돈이 있으면 많은 순간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 '명랑소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를 통해 아이들이 돈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현명하게 다루어 훗날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명랑소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 안예원 지음 / 봄마중 펴냄 /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