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연세대 행동 회원들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부지법 폭동 규탄과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학생회관으로 향해 행진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윤석열을 석방하라"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시국선언에 참석한 학생들이 부딪혔다. 정문에서부터 행진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재학생 및 동문은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준비하는 재학생들 앞에서 '열사 정신 계승하자',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탄핵 반대 측 재학생들은 '윤석열을 석방하라'를 외치며 응수했다.
이날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재학생과 동문은 "학생 대다수의 의견은 윤석열 퇴진"이라며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슷한 시각 학생회관 앞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연세인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개최했다. 탄핵 찬성 측에는 재학생 및 동문 약 18명이, 탄핵 반대 측에는 재학생 약 13명이 참석했다.
탄핵 찬성 측 발언자로 나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24학번 김민수 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소집된) 학생총회에서 퇴진 요구안이 참석 2733명, 찬성 2704명, 반대 8명, 기권 21명으로 결의됐다"며 "총회에서는 반대 측 발언 기회도 보장하며 절차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민주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는 "이날 학생총회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학생회관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개최한다고 한다"며 "이한열 열사와 노수석 열사가 모셔져 있는 학생회관 앞에서 내란을 옹호하는 시국 선언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일깨워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두환 정권 당시 학생운동을 하다 제적된 후 지난해 봄 복학한 정치외교학과 3학년 노학래 씨(남·63)도 발언에 나섰다. 노 씨는 1981년 대학에 입학해 1983년 4월 21일 경찰에 연행된 후 군대에 징집됐다. 연세대는 당시 노 씨를 무기정학 처분했다.
노 씨는 "학교에 다녀보니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빛나고 똑똑한지 봤다"며 "어마어마한 국제적 파고 앞에서 대한민국의 존엄을 세워나가는 일을 여러분이 해나갈 것이며 윤석열과 같은 걸림돌은 마땅히 치우고 나가야 한다. 학생이니까 한뜻으로 응원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재학생과 동문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열사 정신 계승하여 민주주의 지켜내자',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이한열 열사와 노수석 열사 사진과 연보가 있는 학생회관을 향해 행진했다.
학생회관 앞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마주친 이들은 더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가까이 다가갔다. 탄핵 반대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구호가 계속되자 "윤석열을 석방하라"고 마이크에 대고 외쳤다.
탄핵을 반대하는 연세인들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 학생증을 들어보이며 재학생임을 인증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주최한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19학번 박준영 씨는 "(학생총회는) 학생회가 주도해 퇴진 시국선언에 참여하라고 여론을 만들었다"며 "다른 의견을 가진 연세대 학우도 당당하게 목소리 낼 기회가 있기에 이번 시국선언을 주최했다"고 말했다.
시국 선언문을 낭독한 심리학과 20학번 김효은 씨는 "계엄은 대통령께서 국가 비상사태 시 내릴 수 있는 권한"이라며 "비상계엄의 적법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국회 계엄군 투입 등) 특정한 장면에 몰두해 위법했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계엄의 배경과 목적, 과정 등에서의 합리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기전자공학부 20학번 권승호 씨는 "헌법재판소는 부정 선거를 공론화해 투명하게 수사, 기소, 판결해 국민 주권의 회복을 외치는 대통령을 앞에 두고 어떤 판결을 할 수 있겠느냐"며 "국회의 횡포, 그리고 선관위의 문제를 지적한 대통령께서 이에 대해 책임지고 수사할 수 있도록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짓과 선동으로 얼룩진 반국가세력 사기 탄핵 규탄한다', '부정선거 특검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앞서 지난해 12월 12일 연세대는 2006년 이후 18년 만에 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안을 결의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도 비슷한 시기 학생총회를 열고 각각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 '계엄 주동 세력의 반민주적 사태에 대한 고려대학교 학생 결의'를 의결했다.
박 씨는 지난 4일 "연세대 내에는 분명 탄핵을 반대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며 "(학생총회 때) 표현되지 못했던 목소리를 모아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진행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연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게시했다.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행진하는 연세대 행동 회원들(위)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탄핵을 반대하는 연세인들(아래)과 대립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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