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형제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
한화그룹 삼형제가 지분 정리에 나서면서 사업재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추가 취득에 나서면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 구도가 공고해지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역시 금융과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12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매입하기로 했다. 총투입 금액은 약 1조3000억원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김동관 부회장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은 34.7%에서 42.0%로 늘었기 때문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4.91%)→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한화오션(42.01%)을 통해 방산·해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지분 인수로 방산·해운 사업 시너지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약 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계열 회사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해외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지분 인수 배경에 대해 "기존 지상 방산 중심의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에 더해 이번 지분 인수로 조선해양 사업으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며 "장기 사업 잠재력이 큰 조선해양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방산 및 조선해양 기업으로의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 무도회에 참석하고, 새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소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사진은 김 부회장과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사진=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은 각 사업회사를 진두지휘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Steve Koehler) 제독(대장)을 만나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달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회에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과 스킨십을 확대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계열 사업회사 경영에 잇따라 참여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 건설부문,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에 이어 이달부터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했다. 단체급식업계 2위인 아워홈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한화갤러리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6%를 확보했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 금융계열사의 중간지주사격인 한화생명에서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글로벌책임자(CGO) 등을 역임하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김 사장이 직접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0.03%에 불과하지만, (주)한화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세 형제가 각자의 영역에서 지분과 사업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아직 승계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추가 지분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