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사진=HD현대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순경 방추위 분과위에서 안건을 심의해 방추위에 올리면 4월 중 방추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당국은 사업방식을 두고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과 함정 사업의 그간의 절차대로 수의계약으로 결론지을지, 한화오션의 요구대로 경쟁입찰을 택할지 저울질했다.
최근 일각에서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분리해서 상세설계만 업체가 반반으로 나눠 설계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반반(공동)설계' 주장은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K-해양방산 수출전략 관련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과 서일준 의원이 공동 주관한 이 행사의 마지막 순서에 전직 방추위원으로 본인 신분을 밝힌 방청객 중 한 명이 "KDDX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분리시키고, 상세설계를 업체 간 협약의 형태로 공동으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대해 당시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무 자르듯이 기술적으로 자르는 데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며 "상세설계가 종수료되고 나서 그다음 선박 건조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전체 공정기간에 걸쳐서 설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고 공동설계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고려할 요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사청의 입장은 역대 함정을 포함한 어떤 무기체계도 체계개발이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공동개발을 추진한 사례가 없었으며, KDDX는 현재 연구개발의 3분의 2가 진행된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KDDX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한 기본설계(36개월)이 완료됐으며 향후 상세설계 18개월이 남아있다.
일각에서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을 공동개발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동법 시행령 제4조 '국방연구개발사업에 관한 협약의 체결 등'에 따르면 공동개발 등은 체계개발단계의 사업 중 500억 원 미만의 사업에만 해당된다고 명시돼 있고, 체계개발 시작 전에 방추위가 협약을 체결하기로 심의한 사업에만 해당될 수 있다.
2018년 방추위에서 의결한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에는 '공동개발' 방식은 전혀 명시된 것이 없고,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에서 수행한다고 명시됐다.
우려에도 공동설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설계는 체계연동 및 통합을 기술적으로 나누기가 어렵고 체계종합업체와 수많은 체계, 협력업체간의 계약 주체가 모호하고 이견 발생 시 조정이 쉽지 않다. 시험평가 과정에서 결함 발생 시 책임소재 규명을 놓고 분쟁이 발생하는 등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개발비용 및 기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미 1년이나 지연된 상황에서 추가 지연은 국가 안보에도 좋지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제시하는 프랑스 나발그룹과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가 공동 개발한 지난 2005년 프렘(FREMM, Frigate European Multi-Mission) 호위함을 성공사례로 제시하지만, 이 역시 우리나라의 KDDX 사업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프렘 호위함 프로젝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국가 간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운영됐다. 반면 KDDX는 국내 사업이며, 단일한 KDDX 6척을 만들어서 해군에 인도하는 프로젝트다. EU에 속해있는 국가 간 정략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만들어진 JV 사업을 업체 간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묶는 것도 어렵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반반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방사청 당국자가 선을 그으면서, 향후 사업자 선정 방식도 금명간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 중 하나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적정한 수준의 함정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까지 해양방산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데 우리는 불필요한 논란으로 천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 안타깝다"며 "두 개 업체가 함정을 반반으로 설계한다는 주장은 설익은 아이디어이고 KDDX 사업에 이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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