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는 대한항공이 티웨이의 유럽노선 운항을 돕기 위해 지원한 인력·기체 임대기간이 2년이라는 점이 지목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지난달 티웨이항공(티웨이)을 인수한 대명소노그룹이 연내에 에어프레미아 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제공한 2년여간의 장거리 노선 인프라 지원이 끝나면 티웨이는 장거리 노선 운영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대명소노가 중·장거리 위주의 노선을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를 합병해 시너지를 노린다는 관측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티웨이의 유럽노선 운항을 위해 파견한 인력들의 계약기간은 최장 2년이다. 티웨이는 해당 기간 내에 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한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원 기간 내에 인력 인프라를 확충하지 못하면 향후 장거리 노선 유지가 불투명해진다.

티웨이는 지난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 이관받으며 대한항공이 보유한 A330-200 5대와 B777-300ER 2대를 임차받았다. 조종사와 운항승무원 각각 100여명을 포함해 정비 인력도 파견받았다. 파견인력들은 '1년+1년' 계약을 통해 최대 2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인력들은 순차적으로 진행된 파견일에 따라 임기가 끝나면 대한항공으로 복귀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지원이 끝나면 티웨이 장거리 노선 운영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단거리 위주 노선을 운항하던 티웨이는 지난해 대형 기종을 잇달아 추가하며 몸살을 앓았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과 결항, 기체 바꿔치기 논란까지 겹치며 장거리 운항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노선 별 운항 편수가 일정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티웨이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양도받은 슬롯을 반환해야 한다. 국제 항로에 대한 슬롯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각국의 항공당국에 의해 규제된다. IATA의 '세계 공항 슬롯 지침'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Use-it-or-lose-it) 원칙에 따라 항공사는 할당받은 슬롯의 최소 사용률을 충족해야한다. 또 4.6.1항은 항공사가 예약된 스케줄을 지속적으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슬롯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티웨이가 양도받은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력으로 장거리 노선 운영 능력을 키워야하는 상황이다. 장거리 노선 운영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수익성 확보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항공기 도입, 인력 양성, 서비스 향상 등 장거리 운항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3년에서 5년 가량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한항공이 지원을 약속한 2년 내에 안정적으로 장거리 운영능력을 키워야하는 티웨이에게는 부담이다.


합병이 성사될 시 에어프레미아의 중·장거리 노선 경험·인력 활용해 티웨이가 보다 빠르게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프레미아는 국적사 중 유일하게 미주를 취항하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다. 에어프레미아는 글로벌 항공기 리스회사 피치월터스의 B 787 4대를 올 3분기까지 추가 도입하고 지난달 25일 부터 뉴욕노선 운항을 주 6회로 증편했다. 2023년 말 100명이었던 조종사도 지난해 147명까지 확대했다.

티웨이는 올 상반기 예정된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에도 참여할 것으로 관측돼 장거리 운항 인프라 확보가 절실하다. 국토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50%가 넘는 중국·일본·인도네시아 등의 노선 34개를 LCC 위주로 배분할 계획이다. 해당 노선들은 비즈니스 탑승객이 많아 일명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티웨이의 기존 기체와 인프라는 단거리 노선에 집중시키고 에어프레미아로부터 장거리 인프라를 확보해 기재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합병 시 구매 협상력도 커지기 때문에 연료, 항공기 리스 계약 등에서도 유리하다. 오는 2027년까지 A330-300을 포함한 장거리 기재를 20대까지 확대하는 리스 계약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노려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유일의 하이브리드 저비용항공사(LCC)로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하와이안 항공, 에어 아시아 엑스, 웨스트젯 등이 저비용 모델을 채택하면서 대형 항공사 수준의 운항 규모를 가진 경영 전략을 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