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주가 부양 정책이 주목된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주당 100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전년도 결산배당(주당 500원)의 2배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배당금에 쏟아붓는 총금액도 같은 기간 62억원에서 12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한미약품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전년도 실적에 대한 주당 결산배당금을 500원으로 동결했었다.
한미약품은 배당금 확대와 함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2023년 6%였던 주주환원율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25% 이상을 유지할 방침이다. 주당 배당금은 같은 기간 200% 늘어난 1500원을 지급한다. 추가 배당 여력이 있다면 중간배당을 적극 실시하고 최소 배당 성향을 10% 이상으로 설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자사주 취득 및 소각도 밸류업 정책에 담겼다.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도 시행할 것이란 게 한미약품 설명이다.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주요 경영진을 의미하는 C-레벨이 IR 행사에 직접 참여해 주주들과 소통하기로 했다. 중요한 정보를 신속히 공지해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기준일 설정으로 투자자들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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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주춤 해도 배당 확대… "새로운 도약 위한 의지"━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사진=뉴스1
한미약품이 밸류업 정책을 강화하는 건 지난해 촉발된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미약품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기 직전인 지난해 초(1월2일 종가) 35만8000원에서 이날 오후 3시10분 장중 25만원 안팎으로 30.2% 내렸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해 1월부터 모녀(송영숙·임주현)와 형제(임종윤·종훈)를 중심으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다 지난달 갈등을 끝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분쟁 당사자의 지분 매입 경쟁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으나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상속세 납부를 위한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 탓에 되레 주가가 하락했다. 2020년 고 임성기 선대회장이 사망하면서 오너 일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총 5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확립해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확대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며 "주주 친화적 경영 방침 강화의 첫걸음으로 배당 규모를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배당 확대 및 밸류업 정책은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며 "미래 청사진을 고려한 균형 잡힌 환원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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