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부회장 체제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HD현대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증가로 HD현대일렉트릭이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이끈 조석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조 부회장은 적자에 빠진 HD현대일렉트릭을 1년 만에 정상화한 데 이어 회사를 HD현대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성장시키며 능력을 입증했다. 지난 5년 동안 내실을 다진 HD현대일렉트릭은 회사의 내·외형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690억원으로 전년(3152억원) 대비로는 112%, 2022년에 견줘선 403%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HD현대일렉트릭은 조 부회장 취임 직후부터 4년 연속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18년 1006억원, 2019년 1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HD현대일렉트릭은 2020년 조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뒤 9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초반엔 첫 외부 출신 CEO(최고경영자)라는 점에서 조 부회장의 선임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는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직 생활을 이어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을 거쳤다.

당시 회사의 상황도 안 좋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중동 국가들의 플랜트 투자 축소와 탈원전 기조에 따른 전력 인프라 감소로 적자를 내고 있었다. 대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조 부회장(당시 사장)은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조 부회장은 임기 초부터 대대적인 경영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우려 속에서도 전사적 경영혁신활동 'H-DNA'(Do it Now, Action) 프로젝트를 통해 경영 전반에 걸쳐 비용 절감에 힘썼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품질관리 평가 기준을 강화하며 원가 경쟁력도 높였다.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알라바마 법인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저가 수주를 끊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고정비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일부 수주하던 저가 물량을 모두 포기했다. '입찰상황실'을 신설하고 자체 심사를 통해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과거 계약도 재검토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감은 수주를 취소하기도 했다.
업황이 개선되자 탄탄하게 내실을 다진 HD현대일렉트릭은 수혜를 한 몸에 받았다. 2020년부터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 기조가 강화되며 전력기기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북미와 유럽은 신재생 발전 투자에 나섰고 고유가로 재정적 여력을 확보한 중동 시장도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망 구축(변압기, 고압차단기) ▲분산전원 확대(배전기기) ▲전동화 트렌드 확산(회전기) 등에 필요한 핵심 전력기기의 생산 역량을 모두 확보한 만큼 수주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55억4100만 달러(약 )에 달한다. 올해 수주 목표는 38억2200만 달러(약 ), 매출 목표는 3조8919억원으로 제시했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6년까지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제2공장 증설에 3968억원을 투자한다. 투자 효과가 본격화하는 2028년부터는 최대 연간 매출액이 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 능력은 인정받은 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HD현대그룹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그룹에서 부회장 직함을 보유한 사람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조 부회장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