씰리코리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0.07% 규모의 기부에 그쳐 지적받고 있다. 사진은 씰리침대 엑스퀴짓 H 제품. /사진=씰리코리아컴퍼니
글로벌 침대 브랜드 씰리가 상생, 소비자 안전 등 사회적 책임보다 실적과 해외 본사 배당에만 열을 올려 세간의 눈총을 받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씰리코리아컴퍼니는 매출 810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올렸다. 국내 진출 후 역대 최대 실적으로 각각 전년 대비 19.8%, 33.1% 증가한 수치다. 씰리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경기도 여주에 400억원을 투자해 새 공장을 짓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사회 환원이나 소비자 안전에는 투자가 미흡해 한국에서 열심히 번 돈으로 해외 본사만 배를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씰리는 2008년 한국 진출 후 2022년까지 10년이 넘도록 기부금이 0원이었다. 2023년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억원대(104억원)를 돌파해 370만원을 기부했고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낸 뒤 920만원을 기부했다. 2년 연속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지만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각각 0.04%, 0.07%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 1만분의 1도 사회로 환원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씰리 해외 본사로는 꾸준히 배당금이 흘러 들어갔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씰리 본사(Sealy GmbH)와 씰리 아시아퍼시픽 호주법인(Madad Asia Pty. Ltd)은 ▲2018년 15억원 ▲2019년 36억원 ▲2020년 40억원 ▲2021년 82억원 ▲2022년 22억원 ▲2023년 7억원 ▲2024년 83억원 등 7년간 28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라돈 안전 미인증 제품에 인증 마크 무단 사용
최근 7년간 씰리코리아가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 추이. /그래픽=황정원 기자
이 기간 씰리는 라돈, 전자파 등 소비자 안전과 밀접한 부분에서 잡음이 잇따랐다.
2019년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됐음에도 이후 라돈 안전 인증을 진행하지 않았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라돈 안전 미인증 제품에 인증 마크를 무단 사용,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버젓이 판매했다. 언론보도와 비판이 이어지자 씰리는 지난해 말 프리미엄 라인을 제외한 92종 제품에 대해 한국표준협회(KSA) 라돈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동침대 신제품 모션 플렉스 제품을 출시하면서 전자파 적합 인증을 받지 않고 사전 판매했다가 논란이 불거져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씰리코리아 측은 "프리미엄 라인인 '크라운 쥬얼'과 '헤인즈'는 주문 시에만 수입 판매하는 제품으로, 글로벌 친환경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모션 플렉스 제품은 일정대로 전자파 인증을 진행해 현재는 매장에서 정상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미한 기부금에 관해서는 "기부가 현금성이라 외국계 기업에서는 국내기업만큼 빠르게 결정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본사에서 가져간 배당금 역시 400억원 규모의 국내 생산시설에 투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발전 등으로 환원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