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 공기업은 여전한 인기 직장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공기업은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최대 메리트다. 하지만 성과 보수 체계는 민간과의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정년 근무만 보장될 뿐 유관기관 재취업 등 전관예우도 쉽지 않으면서 취업 문턱은 점점 낮아졌다. 이에 공기업들은 실력을 갖추고 사명감도 있는 젊은 인재를 확보하는 길이 더욱 멀어졌다고 호소한다.
얼마 전 만난 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의 차장은 자신이 졸업한 대학에 채용설명회를 갔다가 학생들의 냉담한 반응에 실망이 컸다고 전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를 보는 국민들의 반응도 여전히 차갑다.
"잘 나가던 시절에 민간 기업을 상대로 소위 '갑'이 되고 매출과 영업 실적 압박을 받지 않으면서 세금을 자기 돈처럼 사용했던 공기업이다."
공기업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이렇다.
현재는 아파트 미분양, 전세 사기 등 민간 영역이 해결할 수 없는 경제 위기가 터질 때마다 공기업이 뒤치다꺼리를 하고 부족한 인력 구조에 업무 과중마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2021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사태가 대표 사건이다. LH는 해당 사건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조직의 위상도 하락했다.
문제가 된 이들은 퇴직자 또는 간부급 직위지만 피해를 입은 건 현세대다. 수년째 이어진 성과 보수 삭감 등 경제 피해를 넘어 사회적인 지위 상실은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공공기관 선진화를 목적으로 시행된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도 구성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돼버렸다.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다 보니 성과 보수를 받지 못하는 공기업들이 적지 않게 됐다.
하지만 LH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이나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산간 오지 철도사업 등은 적자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취약계층 복지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세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민간이 나서지 않는 사업이다.
이에 정부의 공공사업 예산 확대를 위한 논의가 정치권에서도 제기되는 시점에, 여전한 거대 공기업의 비위 문제는 지우기 힘든 낙인을 남기고 동정심마저 사라지게 만든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달 공개한 내부 감사보고서에서 직장 내 갑질 문화가 다시 드러났다. "나는 성골, 너(인턴)는 육두품"이라는 상급자의 폭언과 "일하다가 기분 틀리면 악쓸 거다" 등 기간제 직원에 대한 갑질 문화는 변하지 않았다.
공기업의 명예 회복은 더욱 먼 꿈이 된듯하다.
김노향 머니S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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