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실 간호사가 신생아 환자를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대국민 사과를 약속한 병원 측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대구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업로드한 게시물. /사진=뉴시스
신생아 학대 논란을 빚은 대구가톨릭대병원이 당초 약속했던 대국민 사과가 아닌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4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4일 저녁 보호자와 병원장의 면담이 진행됐다. 병원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본원은 신생아중환자실(NICU) 간호사와 관련된 최근 SNS 사건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현재 철저한 조사와 함께 적극적인 후속 조치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충격과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한 점에 병원 측도 큰 충격을 받았다. 경찰과 보건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알렸다.
사진은 대구가톨릭대병원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한 누리꾼이 비판하는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피해 환아 부모 측은 입장문을 보고 '피해 아이와 부모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피해 환아 아버지 A씨(37)는 "대국민 사과라는 것은 언론과 국민 앞에 병원장과 병원 관계자들이 나와 머리 숙여 사과하고 앞으로 피해 아이 및 부모에게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등을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것은 아직도 잘못을 정면에서 뉘우치지 않고 뒤에 숨어 있는 것"이라며 "입장문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특정 언론에만 제공했다. 피해 부모인 나한테도 입장문을 주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이어 "병원과 병원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떳떳하다면 정정당당하게 앞에 나와 얘기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믿고 있던 우리가 너무 순진했고 믿은 우리가 잘못"이라고 했다.


병원 측의 사과 입장문에 누리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누리꾼들은 "캐면 캘수록 양파처럼 그동안의 악행이 밝혀지고 있는데, 대국민 사과까지 약속하고도 이렇게 대충대충 일을 덮고 회피하려고 하냐. 성모 마리아를 섬기는 병원이 말도 안 되네" "제발 정신 차리세요" "입장문 말고 대국민 사과하라" "심지어 입장문 날짜도 틀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3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학대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A씨는 학대 의심 증거라며 간호사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생아들의 모습과 업무 불만을 적은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자신의 SNS에 신생아 사진을 여과 없이 올리며 "진짜 성질 드럽네" "악 지르는 거 보니 낼 퇴원해도 되겠구먼 왜 왔는데, 오자마자 열받아서 억제시킴" "성악설이 맞는 이유 딴 아기들 다 조용한데 혼자 안아달라고 출근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내 보챈다" "우는 거 안 달래줬더니 조용해서 보니까 이X랄" 등의 문구를 적었다.